美 SEC 은행 스팩사업 정보 요청

투자·중개 수익 은행, 위험 관리는?

개인 스팩 투자 급증, 부실 경계

미국 워싱턴 소재 SEC 건물 전경. 123RF
미국 워싱턴 소재 SEC 건물 전경. 123RF

[헤럴드경제=이승환 기자] 미국 금융당국이 은행들의 스팩(SPAC·기업인수목적회사) 사업에 제동을 건다. 투자 불투명성과 거품 등으로 부실 가능성이 제기되면서다. 글로벌 투자은행들은 스팩 설립 단계에서 투자의 주체인 스폰서(sponsor)로 참여하거나 인수합병과 상장(IPO) 과정을 중개하며 상당한 수익을 거둬왔다.

26일 외신보도에 따르면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는 스팩 형태의 백지수표 기업(blank-cheque companies) 상장 업무와 관련한 정보를 은행들에게 요청했다. 스팩은 올해 첫 주 동안 전 세계적으로 800억 달러를 모금했다. 2020년 사상 최대 규모인 790억 달러를 이미 넘어선 규모다.

스팩은 일반 사업자들에게 공모보다 더욱 빠르게 상장시장 진입을 약속하며 막대한 투자금을 모으고 있다. 기업공개(IPO)를 통해 조달한 자금으로 비상장사를 물색해 인수·합병(M&A)하는데, 인수합병된 기업은 IPO로 2년 걸리는 상장 절차를 단 6개월 정도로 단축시킨다.

지난해 상반기 코로나19 사태로 증시 상장의 문턱이 높아지면서 스팩 상장기업이 부쩍 늘었다. 이 과정에서 은행들도 투자 수익과 중개 수수료 등을 크게 챙겼다.

이에 시장 일각에서는 스팩시장의 투자자 보호, 인센티브 투명성, 기업가치 과대평가 등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기 시작했다. 이번 SEC의 정보 요청도 은행들이 스팩과 관련한 투자위험을 어떻게 관리하고 있는 지 확인하기 위한 차원으로 알려졌다.

특히 개인투자자들 사이에서 스팩 투자가 인기를 끌면서 SEC는 스팩 설립 단계에서부터 초기투자 주체로 참여하는 스폰서(sponsor)와 기업 인수합병을 중개하는 금융회사들이 개인투자자들의 이해에 반하는 거래를 할 수 있는 가능성을 차단할 필요가 있다는 판단을 내린 것으로 전해졌다.

워싱턴 링크라이터스(Linklaters)의 파트너인 더그 데이비스( Doug Davison)는 “SEC가 스팩 사업에 대해 공식적인 질문을 하기 시작한 것은 놀라운 일이 아니다"라며 "거래가 급증하면서 당국 조사가 강화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