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에즈운하관리청 “제방 총 2만7000㎥ 준설, 18m 깊이 굴착”
이집트 대통령, 컨테이너 등 화물 일부 내리는 방안 대비 지시
운하 입구서 369척 대기 중…머스크 “이미 15척 희망봉 항로 이용”
[헤럴드경제=신동윤 기자] 좌초 선박에 꽉 막힌 글로벌 해운 물류 혈맥 수에즈 운하를 정상화하려는 노력이 난항을 겪고 있다.
그동안 진행해온 준설과 예인 작업만으로도 사고 처리가 원활하지 않자 운하 관리 당국은 긴 시간이 소요됨에도 컨테이너 등 화물을 내리기 위한 준비도 진행하는 등 안간힘을 쓰고 있다.
28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이집트 수에즈 운하를 엿새째 가로막고 있는 컨테이너선 ‘에버 기븐(Ever Given)’호를 수로에서 꺼내기 위한 작업이 이날 밤늦게까지 이어졌다.
수에즈운하관리청(SCA)은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사고 선박의 뱃머리가 박혀있던 제방에서 총 2만7000㎥의 모래와 흙을 퍼내고, 18m 깊이까지 굴착을 진행했다고 밝혔다.
예인선이 진입해 작업할 수 있는 공간을 확보하기 위해 선박의 선수 쪽 제방을 넓게 파내는 한편, 배를 물에 띄우기 위해 굴착 작업을 하고 있다고 SCA는 설명했다.
사고 선박의 기술 관리 회사인 버나드 슐테 선박관리(BSM)는 추가로 투입된 2대의 대형 예인선이 이날 밤 선체 부양 작업에 합류한다고 전했다.
BSM은 “예인선들이 안전하게 자리를 잡으면 컨테이너선을 물에 띄우기 위한 시도가 이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그동안의 작업이 별다른 성과를 보이지 못하면서 대안을 마련하려는 움직임도 활발해지고 있다.
압델 파타 엘시시 이집트 대통령은 이날 준설과 예인으로 선체를 물에 띄우기 어려운 경우에 대비해 배에 실린 화물의 일부를 내려 배의 무게를 줄이는 방법에 대비하라고 지시했다.
이에 따라 SCA와 구난업체 ‘스미트 샐비지(Smit Salvage)’는 크레인을 이용해 선체에 실린 컨테이너 중 일부를 하역하는 방안을 저울질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상당한 시간이 소요되는 화물 하역은 월요일 이전에는 진행되지 않을 것이라고 익명을 요구한 소식통이 로이터 통신에 전했다.
사고 선박 처리가 늦어지면서 운하 입구에서 대기 중인 선박 수도 369척으로 늘었다.
일부 선사들은 대기하는 대신 희망봉 항로 등으로 선수를 돌리기도 했다.
세계 최대 규모인 덴마크 선사 머스크는 “이미 선박 15척의 항로를 바꿨다. 아프리카 최남단 희망봉을 거치는 시간이 수에즈 운하에서 줄을 서 대기하는 것과 비슷하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희망봉을 경유할 경우 노선 거리가 약 6000마일(약 9650㎞)이 늘어남에도 불확실성을 줄이기 위해 이런 선택을 한 것이다.
2위 선사인 MSC도 최소 11척의 항로를 희망봉 경유로 돌리고 최소 2건의 선박을 돌려보냈다면서 “사고로 인해 항해 취소 사례도 나올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MSC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으로 가뜩이나 공급망이 어려움을 겪고 있는데, 이번 사고가 엄청난 영향을 더할 것 같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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