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년 문제 치중하는 생산직 중심 임단협에 반발
“젊은 사무ㆍ연구직 직원 요구 귀기울이지 않아”
LG전자 사무직 노조 설립 사례를 참고 목소리도
[헤럴드경제 정찬수 기자] 현대자동차그룹 직원들 사이에서 사무·연구직을 중심으로 한 별도 노조를 설립하려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 성과급과 관련한 불만이 고조되면서 기존 생산직 중심 노조가 아닌 사무직과 연구직 대상 노조가 필요하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어서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그룹 차원의 사무·연구직 노조 설립을 위해 최근 개설된 카카오톡 오픈채팅방에는 현대차 및 기아의 직원들을 비롯해 현대모비스, 현대글로비스, 현대오트론, 현대로템, 현대위아, 현대트랜시스 등 계열사 직원들이 2000명이 넘게 모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지난해 임금 및 단체협상에 사무직과 연구직의 의견이 충분히 반영되지 않았으며, 성과급을 받지 못하고 퇴직하게 될 것을 우려한 생산직 직원들이 기본급을 동결하고 성과급 협상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또 정년퇴직자를 1년 단기 계약직으로 고용해 사실상 정년 연장을 해주는 ‘시니어 촉탁직’ 관련 협의에 치중하면서 젊은 사무직과 연구직 직원들의 요구에는 귀 기울이지 않았다고 반발했다.
지난해 현대차 노사는 기본급 동결과 성과급 150%, 코로나 위기 극복 격려금 120만원에 합의했다. 이는 전년도의 기본급 4만원 인상, 성과급 150%+300만원에 못 미치는 수준이다.
현대차의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작년 현대차 직원의 1인 평균 급여액은 8800만원이다. 2019년(9600만원) 대비 800만원 줄었다.
그러나 현대차와 기아의 작년 매출액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국면에도 역대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임금과 관련한 직원들의 불만이 커진 이유다. 특히 영업이익은 세타2 엔진과 코나 전기차 리콜 등의 품질비용을 제외하면 최고 수준이었다.
이에 일부 사무·연구직 직원들은 생산직 직원들이 임단협의 주축에 반발해 새 노조 구성에 나서고 있다.
현대차 영업보고서에 따르면 전체 직원 7만1520명 중 정비·생산직은 3만6385명으로 50.9%로 나타났다. 일반 사무직은 2만4473명으로 34.2%다. 영업직은 5천798명(8.1%)다.
별도 노조 설립에 참여하는 직원들은 최근 LG전자의 사무직 노조 설립 사례를 참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LG전자는 올해 사업부별 성과급이 최대 30배까지 차이 나자 이에 불만을 품고 이달 초 사무직 노조를 새롭게 구성해 별도의 임단협을 추진하고 있다.
한편 성과급과 관련한 논란이 확산하자 장재훈 현대차 사장은 이날 임직원들에게 메일을 보내 “올해만큼은 임직원들의 노고에 집중해 예외적으로라도 품질비용을 제외하고 성과금을 책정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향후 품질 문제에 따른 비용이 줄어들게 되면 그 비용을 보상으로 나누는 방법도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품질 지수를 설정해 이를 달성하면 성과금을 지급하는 등 구체적 방안을 노사가 빠르게 논의해 성과금 지급 기준을 만들고 지급 시기도 최대한 앞당기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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