압구정 현대1차 196㎡ 한달새 11억5천만원↑

4·7 서울시장 보궐선거 앞두고

재건축 규제 완화 기대감 확산

“내년 대선까지 부동산 정책의 화두”

최근 주택시장의 분위기가 전반적으로 가라앉은 가운데 서울 재건축 시장은 홀로 들썩이는 분위기다. 4·7 서울시장 보궐선거를 앞두고 여야 후보들이 재건축 규제 완화를 언급하고 나서서다.

여기에 주요 재건축 단지들이 조합 설립 및 안전진단 통과 소식을 잇따라 전하면서 재건축 사업 전반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 직원들의 땅 투기 논란으로 공공이 주도하는 정비사업에 대한 불신이 커지면서 민간 사업에 대한 관심이 커진 영향도 크다.

30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 신현대12차 전용 110.82㎡는 지난 23일 30억원에 거래됐다. 직전 거래인 지난해 12월(29억원)보다 1억원 오른 가격이다. 같은 동 현대1차 아파트 전용 196.21㎡는 지난 15일 63억원에 손바뀜됐다. 직전 최고가격(지난달 5일, 51억5000만원)보다 11억5000만원 뛴 신고가다.

송파구 잠실동 잠실5단지 전용 82.51㎡의 경우 지난 5일 26억8100만원에 새 주인을 찾았다. 지난달 초 거래건과 동일한 가격이지만 1월 체결된 두 건의 거래(24억8100만원, 23억원)와 비교하면 2억원 이상 비싸게 거래됐다.

양천구 목동 신시가지7단지 전용 53.88㎡는 지난 1일 15억원에 거래됐다. 직전 신고가(14억9000만원)보다 소폭 오른 가격이다. 해당 평형 아파트는 14억원대 중반 선에서 거래되다가 최근 재건축 기대감이 커지면서 호가가 15억원 이상으로 뛰었다고 현지 중개업계는 전했다.

지난해부터 이어진 신고가 행진을 연상하면 새삼스럽지 않지만 최근 서울 아파트 상승세가 다소 둔화됐다는 점에서는 눈에 띄는 거래다.

올해 들어 서울 아파트값 오름폭은 감소하는 추세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지난 26일 기준 서울 아파트 주간 변동률은 0.09%로 집계됐다. 이는 한 달 전(0.14%)보다 0.05% 줄어든 수치이자 올해 들어 가장 낮은 상승률이다.

다만 재건축 시장을 중심으로는 상승세가 이어지는 양상이다.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 추이를 보면 재건축 단지의 가격 상승률이 일반 아파트에 비해 높다. 지난해 하반기 일반 아파트의 가격 상승률이 재건축 단지의 2배 수준이었던 것과 비교된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올초 대비 지난 26일 기준 재건축 아파트값은 1.81% 상승했다. 일반 아파트가 1.39% 오른 것과 비교해 0.42%포인트 높다.

이른바 ‘서울시장 선거 효과’가 작용했다고 업계는 분석한다.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오세훈 국민의힘 후보가 모두 민간 재건축 규제 완화 의사를 밝혔기 때문이다. 특히 오세훈 후보는 취임 일주일 내 주요 재건축 단지 안전진단에 착수하겠다는 공약까지 내놨다.

부동산114 관계자는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나서는 후보들이 재건축 규제 완화 가능성을 시사하면서 그 기대감이 작용하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정부가 도심 내 주택공급 확대를 강조하고 있는 상황에서 재건축 규제 완화 가능성까지 커지면서 당분간 재건축 시장의 훈풍은 이어질 전망이다. 김열매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재개발·재건축 규제완화와 도심 내 공급확대 방안이 내년 대선까지 부동산 정책의 주요 화두가 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서진형 대한부동산학회장(경인여대 교수)도 “정부가 도심 내 공급확대라는 정책 방향을 제시한 데다 서울시장 선거 이슈까지 더해졌다. 서울 재건축 시장은 우상향할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김은희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