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 스마트폰 철수 배경

특허권 문제로 사업부진 불구

생산시스템 등도 포기 어려워

사업부 처리 매각 아닌 철수로

LG전자가 스마트폰 사업부 처리를 매각이 아닌 철수로 결정한 이유는 지적재산권이나 제품 대량생산 시스템 등 고유의 노하우를 최대한 살리겠다는 전략으로 해석된다.

수십년 간의 휴대폰 사업부 운영 노하우를 외부에 파는 것보다는 차세대 핵심 사업으로 집중 육성하고 있는 전장과 전기차 배터리 사업에 최대한 녹이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공식적으로 휴대폰 사업을 전면 재검토한다고 발표한 것은 지난 1월이다. 그러나 휴대폰 사업 적자가 지속되면서 내부에서는 수년전부터 휴대폰 사업 정리 계획을 수립했고 부분 매각, 매각 등 다양한 방법을 검토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휴대폰 사업 매각이 어려웠던 가장 큰 이유는 특허권 소유 문제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매각 대상자로베트남 빈 그룹을 비롯해 구글, 페이스북, 폭스바겐 등의 해외 기업 등이 거론됐지만 모두 휴대폰 지적재산권을 두고 입장 차이가 커 매각이 성사되지 못했다는 것이다.

매각 대상으로 거론된 업체들은 휴대폰 핵심 기술 특허를 확보하기를 원했지만 LG전자 입장에서는 20여년의 휴대폰 관련 기술 노하우를 쉽게 포기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업계에서는 ‘매각을 못한 게 아니라 안한 것’이라는 말도 나왔다.

실제로 LG전자는 지난해 4분기 실적 발표 후 열린 컨퍼런스 콜에서 “핵심 모바일 기술은 단말뿐 아니라 스마트 가전, 자동차 전장 사업의 중요한 자산”이라고 밝힌 바 있다.

휴대폰 100만대를 생산하던 대량생산 시스템도 포기하기 어려운 부분이었다.

업계 관계자는 “IT제품을 대량 생산하기 위해서는 단순히 공장만 있어서는 안되고 부품 공급 체계, 품질 관리 노하우, 유통망 관리 등 전반적인 제조 생산 프로세스에 대한 노하우가 필요한데 이를 갖고 있는 기업은 많지 않다”고 말했다.

LG전자의 이러한 대량생산 경험이 향후 전장과 배터리 사업에 응용될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업계는 보고 있다. 실제 LG전자 전장 부품 합작법인 LG마그나에는 LG전자 인력 1000여명을 배치하겠다고 밝힌 만큼, 휴대폰 인력 상당수가 이동할 것으로 예측된다.

LG전자는 전체 휴대폰의 약 30%를 베트남과 브라질에서 직접 제조하고 나머지는 ODM(Original Development Manufacturing·주문자 개발생산) 방식으로 생산하고 있다.

이번 결정으로 베트남과 브라질의 생산라인은 다른 제조 공장으로 전환할 가능성도 거론되지만, 이 역시 비용 문제로 공장 부지를 파는 수순으로 정리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시장에서는 LG전자가 만년 적자 휴대폰을 정리하고 전기차 전장과 배터리 등 신성장동력 발굴에 힘을 실을 수 있게 됐다는 기대감이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휴대폰 사업 청산으로 인공지능(AI)와 소프트웨어 등에도 집중 투자할 수 있는 여력이 생겼다”면서 “다만 기존 인력들을 잡음 없이 배치하고 이를 활용할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하는 것이 남은 숙제”라고 전했다. 정세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