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승 트로피를 들고 포즈를 취한 패티 타바타나킷. [사진=게티이미지]
우승 트로피를 들고 포즈를 취한 패티 타바타나킷. [사진=게티이미지]

[헤럴드경제 스포츠팀=이강래 기자] 외신에 따르면 ANA 인스퍼레이션에서 압도적인 우승을 거둔 패티 타바타나킷(태국)은 2008년 1월 3일을 잊지 못한다고 한다. 그 날은 어린 타바타나킷이 TV를 통해 ‘골프황제’ 타이거 우즈의 우승 장면을 지켜본 뒤 “나도 언젠가 우즈처럼 될거야!”라고 다짐한 날이기 때문이다.당시 8세이던 타바타나킷은 방콕의 집에서 우즈가 포효하는 장면을 지켜보며 골프와의 인연을 시작한다. 어머니가 태국인인 우즈를 자신의 우상으로 결정하게 된 순간이다. 그리고 세월이 흘러 21살이 된 타바타나킷은 메이저 대회에서 우승하며 무려 4840일 만에 오랜 꿈을 이루게 된다. 1997년 우즈는 PGA투어에서 초장타자였다. 그 보다 멀리 치는 선수는 존 댈리 뿐이었다. 우즈는 출현과 동시에 남자 골프 자체를 바꿔 버렸다. 타바타나킷 역시 이번 ANA 인스퍼레이션에서 여자 골프에서 상상할 수 없던 새로운 골프를 했다. 드라이버 평균 거리가 323야드에 달할 초장타를 날리는 동시에 정확도 높은 골프를 구사해 골프팬들을 흥분시켰다. 강한 자신감과 흔들림없는 멘털은 전성기의 우즈를 연상케 했다.타바타나킷은 ANA 인스퍼레이션에서 가공할 장타력에도 불구하고 페어웨이 적중률은 66%, 그린 적중률은 84%를 기록했다. 3라운드에서 타바타나킷과 동반 플레이를 펼친 펑샨샨(중국)은 “깜짝 놀란 것은 그녀의 거리 뿐 아니라 정확도였다"며 "과거의 장타자들은 타바타나킷처럼 페어웨이에 볼을 떨구지 못했다"라고 놀라워했다.타바타나킷은 여러 모로 우즈와 닮은 꼴이다. 우승 스코어인 4라운드 합계 18언더파 270타는 1999년 챔피언인 도티 페퍼(미국)가 작성한 토너먼트 72홀 최소타(19언더파)에 1타가 뒤지는 좋은 스코어다. 타바타나킷은 “20언더파를 기록하기 위해 최종라운드에 많은 노력했으나 퍼팅이 떨어지지 않았다”며 아쉬워했다. 현재의 성공에 만족하지 않고 더 높은 곳을 향해 나아가려는 도전정신은 그녀를 여자 타이거 우즈로 여기게 한다. 타바타나킷은 우상인 우즈의 족적을 따라가기 위해 첫 발을 성공적으로 내딛었다. 압도적인 경기력으로 남자골프를 평정한 우즈의 모습을 여자골프에서 재현했다. 그녀는 ANA 인스퍼레이션 사상 30여년 만에 탄생한 루키 챔피언이며 와이어투와이어 우승을 차지한 4번째 선수다. 이는 우즈조차 첫 메이저 우승에서 남기지 못한 기록들이다. 타바타나킷은 여자골프의 타이거 우즈가 될 수 있을까? 이번 ANA 인스퍼레이션의 활약이 일회성이 아니라면 그럴 가능성은 충분해 보인다. "내가 최고의 선수인지는 모르겠으나 이 세상에서 가장 연습을 많이 하는 선수 임은 분명하다"고 했던 우즈. 타바타나킷이 뼈를 깎는 노력을 아끼지 않는다면 새로운 슈퍼스타의 탄생으로 여자 골프의 풍경은 달라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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