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 전 시장 행정 1·2부시장 포함 1급 전원 사직시켜 나쁜 선례 남겨
SH·서울연구원·서울시향·복지재단 등 공석 기관장 임명도 예정
행정1·2·정무부시장, 외부서 발탁할 듯…1급 현직 유지 가능성도
[헤럴드경제=한지숙 기자] 제 38대 서울시장으로 오세훈 시장이 당선되자 ‘새로운 서울시의 출발’을 위한 대대적인 물갈이가 예고되고 있다. 서울시 내부에선 10년 전 보궐선거에서 박원순 전 시장의 당선과 함께 행정1,2 부시장을 포함 1급 고위직 7명이 줄줄이 사퇴했던 상처가 남아 잔뜩 긴장하고 있다. 인적 쇄신을 위한 인사 태풍이 불어닥칠 지, 1년 2개월여의 짧은 임기로 미뤄 인사를 최소화하고 조직 안정을 꾀할 지 시 공무원들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8일 서울시 안팎에선 9개월 간 서울시장 권한대행을 맡은 서정협 행정1부시장, 김학진 행정2부시장, 김우영 정무부시장, 조인동 기획조정실장 정도가 옷을 벗을 것이란 관측이 나돈다. 공무원법 상 2급까진 공무원 신분이 보장되지만 1급부턴 그렇지 않다. 경제진흥실장, 도시교통실장, 기후환경본부장 등 다른 1급직이 지방직인 것과 달리 기조실장까지는 국가직이다.
10년 전 고위관료 인사 정리 트라우마가 다시 고개를 든다. 33·34대 시장을 지낸 오세훈 시장이 무상급식 투표 이후 중도 사퇴하자, 2011년 10월 보궐선거에서 35대 시장으로 당선된 박원순 전 시장은 취임 2개월 뒤인 12월까지 권영규 1부시장(권한대행), 김영걸 2부시장, 최항도 기획조정실장, 신면호 경제진흥본부장, 이인근 도시안전본부장, 정순구 서울시의회 사무처장, 김효수 주택본부장까지 줄줄이 사표를 수리했다. 이로 인해 토목·건축직 등 기술 분야에선 총책을 맡길 인물난이 빚어지는 등 상당기간 후유증을 남겼다.
현 행정1, 2부시장은 8일 사직서를 낼 것으로 전해졌다. 두 인사는 8일 오전 8시 새 시장의 첫 공식 일정인 국립현충원 참배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두 인사가 관둘 경우 김의승 경제정책실장이 1부시장 대행, 한제현 안전총괄실장이 2부시장 대행을 맡는다.
이번 재보선에서 오세훈 캠프에서 뛴 전 서울시 공무원들의 컴백이 예고된다. 행정1·2부시장은 외부에서 수혈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현 김상범 서울교통공사 사장의 경우도 박 전 시장이 당선과 함께 외부에서 데려 와 행정1부시장에 앉힌 경우다.
캠프에서 공동 공보단장을 맡았던 이창근 국민의힘 하남시 당협위원장과 문혜정 여의도연구원 부원장의 중임 가능성도 거론된다.
투자출연기관장, 3급 이상 개방형 임기제, 향후 공약 이행을 위해 신설될 새 조직(‘1인 가구 보호특별대책본부’, 시장 직속 통합 ‘주택공급조직’) 책임자 자리도 ‘오세훈의 사람들’로 채워질 것으로 예상된다. 류훈 현 도시재생실장의 경우 정년이 얼마남지 않아 새로운 주택공급조직의 장은 새 얼굴로 바뀔 가능성이 높다.
투자출연기관 중에선 7일 김세용 전 사장이 퇴임한 서울주택도시공사, 시정 연구소인 서울연구원, 서울복지재단, 서울시립교향악단, 장학재단, 디지털재단, 사회서비스원이 공석이다. 디자인재단(4월15일), 관광재단(4월22일) 기관장의 공식 임기가 곧 종료되며, 거대한 서울교통공사는 지하철 미세먼지 집진기 관련으로 서울시의 감사를 받고 있으며 서울시에서 경찰에 수사의뢰도 할 것으로 알려지고 있어 김상범 사장도 책임에서 자유롭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기관장 인선 때 서울시의회의 승인을 받아야한다는 점에서 새 시장의 인사권 수행이 제한적일 것이란 전망도 있다. 짧은 임기 내 공약을 실행하려면 서울시의회의 동의와 협조가 필수여서 무리한 물갈이 인사는 자제할 것이란 전망이다.
이와 관련해 서울시의회는 8일 대변인 명의의 입장 발표를 내 “시정의 새로운 변화를 기대하지만 한편으로 대대적인 조직개편을 하다보면 진행 중인 사업이 흔들리거나, 조직의 안정성이 떨어질 수 있다”며 “(새 시장이)복지나 돌봄, 도시재생과 일자리 마련 등 지난 10년 동안 서울이 추진해 온 역점사업을 지속성 있게 이끌어주실 것을 믿으며, ‘시민행복’이라는 철학이 담긴 사업들이 전임시장의 사업이라는 이유로 유야무야되지 않도록 의회가 감시와 견제의 역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시의회는 또 “서울시 공무원은 과중한 업무량에 시달리면서도 늘 한결 같은 성실함과 제1의 도시를 위해 일한다는 자부심으로 자리를 지키고 있다”며 “과거 서울시 공무원에게 상처가 있었던 만큼, 이번 임기에는 공무원들을 믿고 모두를 독려하고 아우르는 모습을 보여주셨으면 좋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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