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대규모 자산관리기관
파산시 금융시장 치명상
[헤럴드경제=한희라 기자]디폴트에 빠진 화룽자산관리공사를 결국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이 구제할 것으로 전망된다. 중국 정부가 금융회사 구조조정 과정에서 시장 충격을 흡수하기 위해 적극 개입하겠다는 뜻을 드러냈다는 평가가 나온다.
22일 블룸버그통신은 소식통을 인용해 인민은행이 화룽자산으로부터 약 1000억위안 규모의 비핵심 자산을 인수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또 다른 소식통은 화룽의 달러채권을 발행하는 자회사인 화룽인터내셔널이 수백억위안의 부실자산을 별도의 역외 법인으로 옮길 가능성도 있다고 밝혔다.
블룸버그는 다른 선택지도 있을 수 있겠지만 인민은행이 구제에 나서게 되면 시장 불안을 잠재우기에 충분할 것이라고 말했다.
화룽자산관리공사는 1999년 궁상은행의 부실채권을 처리하기 위해 설립됐다. 중국 재정부가 57%의 지분을 가진 국영 금융기관이다. 주요 사업은 부실 채권을 인수해 이를 경매에 부치고 해외 은행 등 다른 투자자들에게 매각하는 부실자산처리다. 그룹 전체의 국내외 채권 잔고는 약 3544억위안으로 집계된다.
화룽자산의 채무불이행 위험이 알려진 것은 올초 라이샤오민 전 회장의 사형 판결이 나면서다. 라이 전 회장은 은행의 부실채권을 처리하는 본래의 업무에서 벗어나 해외 채권 투자자로부터 수 십 억달러를 모집, 증권 거래 및 비유동성 자산 등에 투자하면서 부실을 키운 것으로 알려진다.
화룽은 지난 3월 31일까지 내야할 2020년 실적보고를 제출하지 못하면서 홍콩 증시에서 주식 거래가 제한되고 화룽인터내셔널홀딩스가 발행한 달러 채권을 중심으로 채권 매도가 급증했다. 시장의 불안이 고조되자 중국 은행업감독관리위원회는 지난 16일 성명을 내고 화룽의 영업이 정상적으로 이뤄지고 있다고 밝혀 급한 불 끄기에 나섰다.
중국 정부는 최근 부실 국유기업의 디폴트를 허용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시장은 화룽 만은 예외일 것으로 전망해왔다. 화룽이 디폴트에 빠지면 중국 기업들이 발행한 달러채 전반으로 위기가 전염될 수 있기 때문이다. 중국에서 디폴트 이후 구조조정은 더욱 복잡하다.
중국 최대 부실자산관리 회사인 화룽이 발행한 역외 채권은 약 226억달러에 이른다. 중국 은행과 금융기관이 발행한 글로벌 채권 가운데 10%를 화룽이 차지하고 있다. 화룽의 부채는 1조6000억위안에 달하며 다른 금융기관과 긴밀하게 얽혀있다.
블룸버그 인텔리전스 홍콩 사무소의 분석가인 왕단은 “이 소식은 중국 정부가 화룽의 숨통을 트여줄 해결책을 연구 중인 것으로 보인다”며 “질서있게 화룽의 부실을 처리해 채권 손실 가능성을 낮춰줘 시장에게 희망을 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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