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값 급등·세부담 민심 확인
내년 지방선거...반대만 못해
구별 재정여건 따라 입장차
6월1일 이전에 답안 찾아야
서울시와 자치구들 간에 ‘재산세 감면’ 정치 2라운드가 벌어지고 있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28일 구청장협의회 첫 상견례 인사에서 “정부에 재산세 감경 방안을 공동 건의하자”고 화두를 던지면서다. 서초구를 제외하고 24개 자치구가 더불어민주당 소속인 구청장협의회는 작년 9월에만해도 서초구의 ‘재산세 감경 추진’에 일제히 반기를 들었다. 당시와 달리 서울시장이 야당 소속으로 바뀐데다 4·7 보궐선거를 통해 부동산 가격 급등과 세부담에 피로감을 느끼는 민심이 확인된 만큼 구청장들이 이번엔 어떤 답안을 내놓을 지 귀추가 주목된다.
29일 서울시, 서울시구청장협의회에 따르면 전날 열린 제 159차 정기회의에서 오 시장은 재산세 경감 방안에 대해 협조를 구했을 뿐 시 차원에서 구체적인 방안을 내놓은 것은 아니었다. 시 관계자는 “각 기초자치단체의 재정 여건을 감안해 최적안을 도출해서 공동 건의해보자고 화두를 던진 정도”라고 했다. 공을 자치구로 던진 셈이다. 다만 시는 과세체계를 현행 4단계에서 6단계로 세분화하고, 특례세율 기준을 공시가 6억에서 9억으로 상향하는 등의 건의안을 검토 중이다.
여당 소속 자치구청장들은 셈법이 복잡해졌다. 전날 이동진 협의회장(도봉구청장)은 “검토와 생각할 시간이 필요하지 않나” 정도로 답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강남북간 자치구 재정 여건이 크게 다르므로 각 구의 입장을 듣는 과정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문제는 답안 제출 시한이 짧다는 점이다. 과세 기준일인 6월 1일 이전에 어떤 식으로든 결론을 내야할 것으로 보인다. 다음 구청장협의회 정기회가 5월 하순에 예정돼 있으므로, 그 전에 각 자치구별로 실무적인 논의가 진행될 것으로 예상된다. 서울시 관계자는 “공시가격 현실화로 자치구 재정이 전년 보다 30%까지 늘어나는 곳도 있지만, 외려 작년보다 감소한 곳도 있다”고 했다. 이는 작년 야당 소속인 조은희 서초구청장이 자치구 일괄 감면을 제안했을 때 다른 구청장들이 반대한 배경이기도 하다. 서정협 권한대행은 작년 국감에서 “서초구가 50% 감면이면 노원구는 20% 감면을 해준다든지”하는 방식으로 차별화가 가능하다고 답한 적이 있다.
여당 구청장들로선 정부가 지난해 10월 공시가 6억 이하 1주택자에 대해 3년 간 한시적으로 재산세 0.05%포인트 인하를 결정한지 얼마되지 않은 시점이어서 고가주택에 포함되는 공시가 9억까지 감면 기준 선을 높이자는데 선뜻 찬성하기 어렵다. 반면 내년 지방선거가 6월로 1년도 채 남지 않은 시점이어서 재선, 삼선을 노리는 구청장들이 마냥 반대만은 할 수도 없는 입장이다.
재산세는 시군구세로, 주택재산세는 시와 구가 5대 5로 공동과세한다. 세부담상한율은 공시가격 3억 이하 105%, 3억 초과~6억 이하 110%, 6억 초과 130%로, 공시가 6억(시세 9억)만 되어도 세 상한이 30%까지 급증하는 구조다. 서울 아파트 중위 가격은 지난 2월 기준 9억을 넘었다.
한지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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