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담 비결? 친구와 수다많이 떨어

‘미나리’ 진짜 진심 어린 이야기

최고라는 말보다 ‘최중’이 좋아...

미국 LA 유니언스테이션에서 열린 제93회 아카데미 사싱식에서 ‘미나리’로 아카데미상 여우조연상을 차지한 윤여정(왼쪽)이 남우조연상의 다니엘 칼루야, 여우주연상의 프란시스 맥도맨드와 함게 어깨동무를 하며 ‘글로벌 인싸’기질을 발휘하고 있다. [AP]
미국 LA 유니언스테이션에서 열린 제93회 아카데미 사싱식에서 ‘미나리’로 아카데미상 여우조연상을 차지한 윤여정(왼쪽)이 남우조연상의 다니엘 칼루야, 여우주연상의 프란시스 맥도맨드와 함게 어깨동무를 하며 ‘글로벌 인싸’기질을 발휘하고 있다. [AP]
윤여정이 25일 오스카상 시상식이 끝난 뒤 LA총영사관에서 간담회를 하고 있다. [연합]
윤여정이 25일 오스카상 시상식이 끝난 뒤 LA총영사관에서 간담회를 하고 있다. [연합]

배우 윤여정(74)의 아카데미 여우조연상 수상의 여운이 오래 간다. 멋있는 말 몇마디 남긴다고 그럴 리는 없다. 윤여정이 수상 소감이나 인터뷰에서 했던 말은 재치 있는 언변에 그치지 않았다. 그것은 인생철학이며, 연기의 소신이자 밑거름으로 자리잡았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동시에 그것은 ‘미나리’에서 윤여정이 맡은 할머니 순자를 보편적인 인간애를 보여주는 캐릭터로 승화시키는 힘이 됐다. 결국 로컬문화가 보편적인 공감대를 만들어내는 엄청난 힘으로 작용한 것이다.

윤여정은 오랜 세월 많은 노력을 하며 실력을 쌓아올렸다. 세상에 펑 하고 일어나는 일은 없다고 했다. 처음에는 열심히 대사를 익혀 남에게 피해를 주지 않겠다는 것이 연기의 시작이었고, 나중에는 절실해야 연기가 잘 된다는 것을 알게됐다고 했다. 윤여정은 ‘어떻게 해야 브로드웨이로 갈 수 있나’라고 물으니 답이 ‘프랙티스(연습)’라는 브로드웨이 명언을 소개하기도 했다. 윤여정은 60세를 전후해 작품을 고르는 기준이 바뀌었다고 했다. 60세 이전은 계산을 했고 성과를 생각했다. 이제는 사람이 좋으면 한다고 했다.

윤여정은 “정이삭 감독이 건내준 대본을 봤더니 기교와 가식이 아닌 진짜 이야기였다. 내가 오래 살아 대본을 보면 진짜인지 안다. 그게 늙은 날 건드렸다”고 말하며 정 감독에 대한 절대 믿음을 표현했다. 윤여정은 “지금이 최고의 순간인가?”라고 묻는 질문에는 “최고의 순간은 없겠죠. 최고라는 말 싫어한다. 1등, 최고 많이 하는데 우리 다 최중하면 안되나. 전부 골고루 잘 살면 안되나”라면서 “아카데미가 전부는 아니잖아요. 동양인에게는 아카데미 벽이 너무 높다. 트럼프월 보다 더 높다. 최고보다는 최중이 좋잖아. 동등하게 살면 안되나. 그럼 사회주의자가 되나. 아무튼 최고의 순간인지는 모르겠다”고 답했다.

윤여정은 입담의 비결을 묻는 질문에는 “친구들과 수다를 많이 떤다. 수다에서 입담이 나온듯하다”고 말했다. 윤여정의 말은 날 것이 주는 힘이 느껴진다. 추상적이지 않고 구체적이다. 여기에 경험과 연륜이 더해져 서양인들도 충분히 공감할만하다. 그래서 말 실수를 해도 자연스럽다. 서병기 선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