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사인력도 검사 정원도 미달
특혜조사·유보부이첩 등 논란만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가 출범 100일을 맞았지만 1호 수사 착수까진 요원한 모양새다. 그간 공수처는 수사처의 주 업무인 수사보다 ‘이성윤 황제조사’, ‘공소권 유보부 재이첩’ 등 논란으로 더 많이 언급돼 왔다.
30일 공수처에 따르면 전날 기준 공수처에 접수된 사건은 1031건으로 집계됐다. 출범 100일도 채 안 돼 1000건을 넘은 셈이다. 사건 관계자별로는 검사 관련 사건이 가장 높다. 지난 23일 집계된 공수처 접수사건 966건 중 검사 관련 사건은 408건(42.2%), 판사 관련 사건은 207건(21.4%)으로 나타났다.
유형별로는 고소·고발·진정 등이 817건(84.6%)으로 가장 많았고, 인지통보 124건(12.8%), 이첩 25건(2.6%)이 뒤를 이었다.
지난 1월 21일 출범한 공수처는 이날 출범 100일을 맞았지만, 아직 ‘1호 수사’에 대한 착수를 하지 못하고 있다. 지난 2월 김 처장은 “검사 지원자가 많아 면접을 2월 안에 끝내긴 어려울 것”이라며 “(1호 사건 수사는) 4월은 돼야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하지만 현재 공수처는 수사처 검사 정원 23명 중 13명만 임명한 상황이다. 부장검사 역시 정원의 절반인 2명에 불과하고, 수사관 역시 정원 30명에 못 미치는 20명만 선발했다. 수사를 할 인력조차 아직 미완성인 셈이다.
1호 수사 후보군으로는 ‘이규원 검사 윤중천 보고서 허위 작성·유출 의혹 사건’과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 불법 출국금지 의혹 사건’ 등이 거론된다. 하지만 김진욱 공수처장은 지난 19일 “저희가 1호 사건으로 규정하는 사건이 1호 사건”이라며 “(외부에서) 떠넘겨 받아 가지고 하는 건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규원 검사 사건의 경우 서울중앙지검이, 김 전 차관 사건의 경우 국민권익위원회가 수사 의뢰를 한 사건들로 다른 사건이 1호 수사가 될 가능성도 있다.
공수처는 출범 이후 늘 논란이 지속돼 왔다. 대표적인 것이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 ‘황제 조사’ 논란이다. 공수처는 김 전 차관 불법 출금 수사 외압 의혹을 받는 이 지검장을 면담하는 과정에서 관용차를 제공하고, 면담 기록도 안 남겨 ‘특혜 논란’이 일었다. 이후 이를 해명하는 과정에서 ‘허위 보도자료’ 논란까지 일면서 공수처 대변인 등 실무자에 대한 검찰 수사로도 이어졌다.
또한 공수처는 이 지검장 사건을 검찰로 다시 넘기며 공소제기 여부는 다시 공수처가 판단하겠다는 이른바 ‘유보부 이첩’을 주장해 논란이 일었다. 이는 검찰과 ‘권한에 대한 의미 해석’ 다툼으로 이어졌고, 공수처는 ‘유보부 이첩’을 사건사무규칙에 포함하려 검·경의 의견을 물었지만 검찰의 반발에 부딪혔다.
반면 공수처의 출범 이전 발생했던 공수처법과 관련된 위헌 논란은 대부분 마무리가 된 상황이다. 전날 헌재는 국민의힘 의원들이 공수처법에 대해 청구한 헌법소원에서 전원일치 의견으로 각하 결정을 내렸다. 청구인들은 공수처법 개정안 통과 과정에서 야당의 거부권이 무력화됐다며 헌법소원을 제기했다. 헌재는 지난 1월 공수처가 삼권분립원칙을 위반한다며 유상범 국민의힘 의원 등이 청구한 공수처법 헌법소원에서도 재판관 다수의견으로 합헌 결정을 내렸다.
박상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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