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연간 수출 3만대 붕괴 이후 2만대도 무너져
호주 판매법인 저조…유럽시장, 접점 확대에도 불안
브랜드 인지도 갈수록 하향…부품사 “금융 지원해야”
[헤럴드경제 정찬수 기자] 10년 만에 다시 법정관리에 들어간 쌍용자동차의 해외판매가 날로 악화하고 있다. 반도체를 비롯한 부품 수급난으로 인한 생산 차질이 계속되면서 글로벌 수요에 대응하지 못하고 있어서다.
2일 업계에 따르면 쌍용차의 생산라인 가동 중지는 4월 8일부터 23일까지 총 12일이었다. 계속되는 부품 부족에 공장을 가동하더라도 100% 가동률을 유지하지 못해 내수는 물론 수출 물량까지 수요를 맞추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저조한 성적표는 계속되고 있다. 3월까지 집계된 해외판매 누적 대수는 지난해 같은 기간(6622대)보다 10.4% 감소한 5932대였다. 1월과 3월 각각 2816대, 3000대로 전년 동월 대비 증가한 대수를 기록했으나 협력사의 납품 거부로 공장이 멈춘 2월에는 116대를 수출하는 데 그쳤다.
향후 쌍용차의 인수 여부가 관건이지만, 이런 추세라면 해외판매는 연간 1만5000대 수준에도 못 미칠 가능성이 크다. 친환경차의 홍수 속에서 수출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유럽시장 내 환경규제로 인한 수요 감소 역시 넘어야 할 산이다.
쌍용차의 해외판매는 지난 2013년 8만1679대로 정점을 찍은 이후 2019년 2만7446대, 2020년 1만9436대로 꾸준히 하락했다. 과거 실질적인 감소 이유는 2014년 이후 러시아 수출이 중단된 영향이 컸지만, 이제는 법정관리와 협력사의 납품 거부 등이 주된 이유다.
현재 해외판매는 ‘G4 렉스턴’과 ‘렉스턴 스포츠’를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다. 유럽시장을 겨냥해 야심차게 선보인 ‘티볼리’와 ‘코란도’의 판매가 갈수록 저하되고 있다는 점이 부정적이다. 환경규제와 맞물려 경쟁력을 되찾을 친환경 신차의 출시가 절실한 이유다.
긍정적인 대목은 위기 속에서도 유럽시장 내 판매 접점이 안정적으로 유지되고 있다는 점이다. 최근 영국에선 헤리퍼드(Hereford) 이어 노르망디 게레지(Normandy Garage)가 거래처에 포함되기도 했다.
반면 판매법인이 있는 호주와 중동시장의 경쟁력 제고는 과제로 꼽힌다. 자동차 전문매체 오토모티브 뉴스는 최근 쌍용차의 법정관리 돌입 소식을 전하며 “호주에서 쌍용차를 아는 이들이 거의 없다”며 마케팅 전략의 실패를 지적하기도 했다. 현지 SUV(스포츠유틸리티차) 수요는 충분하지만, 판매법인의 활동이 저조한 데다 브랜드 인지도까지 떨어져 판매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의미다.
박람회 참여 등 지난해부터 계속된 공격적인 마케팅 역시 회사 사정으로 사실상 효과가 사라졌다. 글로벌 완성차 브랜드 간 경쟁이 치열한 상황에서 유럽과 사우디 등 판로 다변화 전략이 빛을 발하기도 전에 시들었다는 분석이 제기되는 이유다.
향후 해외판매마저 장담하지 못하는 상황이다. 생산라인의 정상화에도 ‘셧다운(일시 중단)’ 위기가 상존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전 세계적인 반도체 수급난에 이어 일부 외국계 부품업체의 납품 재개도 불확실한 상황이다. 국내 부품협력업체들은 판매 정상화가 기업회생절차 조기졸업의 전제 조건이라고 강조하며 정부의 금융 지원을 촉구하고 있다.
김필수 대림대 미래자동차공학부 교수는 “해외시장에서 쌍용차 브랜드 인지도가 낮은 데다 미래 모빌리티 기술력을 확보하기 어려워 앞으로의 전망도 어두운 상황”이라며 “국내외 판매가 정상화의 출발점인 만큼, 고정비 절감과 가동률 회복을 통한 공급이 꾸준히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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