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실련, ‘건설기술용역 수주·업체별 전관 영입 현황’ 발표
최근 2년간 국토부·도로公 모든 건설기술용역 전관 업체 수주
“면접자와 선·후배관계 현직 공무원, 평가위원으로 참여” 지적
[헤럴드경제=채상우 기자] 국토교통부 전임 직원 등 전관을 영입한 엔지니어링업체들이 국토부의 종합심사낙찰제(종심제)로 수주한 건설기술용역 대부분을 독식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시민단체는 국토부의 종심제가 전관 영입 경쟁을 부추겼다며, 제도 폐지를 촉구하고 나섰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은 6일 서울 종로구 경실련 강당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전관을 영입해야만 건설기술용역을 수주할 수 있는 현행 제도의 문제점을 분석해 발표했다.
경실련은 업계 내부자를 통해 ‘건설기술용역 수주현황 및 업체별 전관(OB)영입 현황’ 자료를 입수했다. 이 자료에는 50여 개 엔지니어링 업체에 재취업한 200여 명의 전관 정보가 담겨 있다. 경실련을 이를 통해 한국도로공사가 발주한 2019~2020년 건설기술용역 입·낙찰 현황을 분석했다.
경실련은 “전국 엔지니어링업체가 약 3194개인데, 1%도 안되는 상위 20개 업체가 전체 사업금액의 42%(2조1578억원)을 가져갔다”며 “20개 업체는 총 184명의 전관을 보유하고 있다”고 밝혔다.
경실련은 “상위 20개 업체의 수주금액 중 90% 이상은 공공 발주 사업”이라며 “이러한 이유 때문에 엔지니어링업체는 기술 경쟁을 뒤로한 채 전관 영입 경쟁만 혈안이 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경실련에 따르면 국토부가 2019~2020년, 2년간 종심제로 계약을 체결한 건설기술용역 총 38개 모두 국토부 전관을 영입한 업체가 수주했다. 계약금액은 1529억원이다. 도로공사가 같은 기간 종심제로 계약을 체결한 건설기술용역 26개 역시 모두 전관을 영입한 업체가 수주했다. 계약금액은 1792억원에 달한다.
경실련은 업체 간 입찰 담합 의혹도 제기했다. 경실련은 “국토부 38건 사업 중 단 2개 업체(컨소시엄)만 입찰에 참여한 사업은 26건(68%)에 달했다. 도로공사 26건 사업 중 단 2개 업체(컨소시엄)만 입찰에 참여한 사업은 24건(92%)”이라며 “4개 업체 이상이 입찰에 참여한 사업은 단 한 건도 없었다. 업체 간 사전 담합을 통한 입찰 담합이 강하게 의심된다”고 주장했다.
이어 “국토부 38건 사업의 투찰가격을 살펴본 결과, 낙찰업체와 2순위 업체의 투찰금액 차이가 1%도 안되는 사업이 33건(87%)에 달했다”며 “투찰금액 차이가 0.5% 미만은 26건(68%)으로 가격 담합이 강하게 의심되는 결과를 보이고 있다”고 덧붙였다.
경실련은 “종심제 평가위원은 입찰업체의 기술력 평가를 위해 입찰업체 관계자와 면담과 면접을 진행한다”며 “입찰업체는 발주기관 퇴직 관료를 면접자로 내세우고, 면접자와 선·후배 관계인 현직 공무원이 평가위원으로 참여하게 되는 구조”라고 종심제 폐지를 촉구했다.
국토부가 2019년 도입한 종심제는 가격 경쟁만으로 낙찰을 받는 기존 입찰 방식의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기술점수와 가격점수를 합해 가장 높은 점수를 받은 업체를 낙찰자로 선정하는 방식이다. 기술력 평가에 주관적 심사 요소가 많다는 문제가 지속적으로 제기돼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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