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대법관 퇴임으로 檢 출신 대법관 명맥 끊겨
육체노동자 정년 65세로 상향 등 전향적 판결도
[헤럴드경제=박상현 기자] 유일한 검찰 출신이었던 박상옥(65·사법연수원 11기) 대법관이 7일 퇴임했다. 마지막 자리에서 박 대법관은 ‘정치적 중립과 정의를 향한 굳건한 의지’를 강조했다.
박 대법관은 이날 서울 서초구 대법원 청사에서 열린 퇴임식에서 “미력이나마 정의와 법의 지배를 구현하고자 심혈을 기울여 온 매 순간이 저에게는 무한한 영광이요, 보람이었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우리 사회의 작은 목소리와 드러나지 않은 귀중한 이야기를 놓치지 않기 위해 성심을 다하여 노력했지만 미처 살피지 못한 부분도 있었다는 아쉬움 또한 남는다”고 덧붙였다. 박 대법관은 “정치적 중립과 정의를 향한 굳건한 의지로 열의와 정성을 다하여 묵묵히 책무를 수행한다면 국민의 신뢰를 바탕으로 사법부의 존립 기반은 더욱 확고하게 다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 대법관은 대법원장과 13명의 대법관 중 유일한 검찰 출신으로, 2015년 양승태 전 대법원장의 지명으로 임명됐다. 임명 초반에는 검사 시절 ‘박종철 고문치사 사건’ 수사에 참여했다는 이력으로 비판을 받기도 했다. 하지만 6년간 재직하며 경비원의 야간 휴게를 근무시간으로 인정하고, 통상임금에서 신의성실원칙을 엄격하게 적용하는 등 전향적 판결을 남기며 근로자의 권익향상에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대법원 판결의 꽃’으로 불리는 전원합의체에서도 유의미한 족적을 남겼다. 박 대법관은 2019년 육체노동자의 정년을 몇살까지로 볼 것인가가 쟁점인 사건을 전원합의체로 넘겨 30년만에 판례를 변경했다. 이 판결로 육체노동자의 정년은 종전 60세에서 65세로 상향됐다.
박 대법관의 후임으론 천대엽(57·사법연수원 21기) 전 서울고법 수석부장판사가 임명됐다. 이로써 ‘검찰 출신 대법관’의 명맥은 끊겼다. 천 대법관은 인사청문회에서 “비록 검찰 출신 대법관이 일시적으로 존재하지 않다고 하더라도, 그 자체로 다양성이 약화됐다고 단정할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천 대법관은 오는 10일 취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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