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세청, 현대엘리베이터 파생상품 손실에 대해 358억원 세금 추징 -본래사업목적과 다른 곳에 쓴 돈은 인정 안한다는 취지인 듯 -현대엘리베이터 “파생상품 비용, 세법상 손금 요건 모두 충족…지주사 존립 흔들릴 수 있어” -현대엘리베이터, 과세적부심 신청 예정
[헤럴드경제=홍길용ㆍ박수진 기자] 자회사 지배가 사업목적이 아닌 일반 기업이 계열사 경영권 유지를 위해 쓴 돈이 세법상 비용으로 인정받는 지의 여부가 도마에 올랐다.
국세청은 최근 현대엘리베이터가 자회사인 현대상선의 경영권 유지를 위한 파생상품 손실 등에 대해 358억원의 법인세를 추징하겠다고 통보했다. 현대엘리베이터가 현대상선 경영권 유지를 위해 국내외 투자자들과 맺은 파생상품 계약으로 수 백 억원대 거래 손실을 본 것은 기업 경영상의 비용으로 인정하기 어렵다는 취지다.
현대엘리베이터는 이에대해 “파생상품 거래는 경영권 유지를 위한 정상적인 거래 활동이며 이를 통해 발생한 손실은 경영활동을 위한 비용으로 판단해야한다”며 국세청의 세금 추징에 대해 과세적부심을 청구할 방침을 밝혔다.
현대상선의 최대 주주(22.03%)인 현대엘리베이터는 2006년 범현대가와의 경영권 분쟁 당시 경영권 방어를 위해 NH농협증권 등과 파생상품 계약을 맺었다. 현대엘리베이터가 의결권을 위임받는 대신 주가 하락 때도 일정 수준의 수익을 보장하는 내용이다. 해운업 불황에 따른 현대상선의 주가 하락으로 현대엘리베이터의 손실보전 규모는 거래손실과 평가손실을 합쳐 약 4500억원 규모다.
현대엘리베이터 관계자는 “파생상품 비용은 사업관련성, 통상성, 수익관련성 등 세법상 손금으로 인정되기 위한 요건을 모두 충족한다. 이런 비용이 손금으로 인정되지 않는다면, 지주회사의 자회사 경영권 유지비용 등도 모두 손금으로 인정되지 않게 되고 지주사 제도 자체가 흔들릴 수 있다. 기업집단이 지배구조를 유지하는 것이 어려워지고 이로 인해 회사의 경쟁력이 약화되는 등의 문제가 발생하게 된다”고 밝혔다.
현대엘리베이터는 또 지난 2008년 파생상품 거래로 547억원 규모의 투자 수익을 실현하였을 당시에는 이익으로 인정돼 법인세를 냈는데 손실은 인정하지 않는 것도 앞뒤가 맞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한편에서는 경영권 유지를 위해 최대주주가 회사 자원을 투입해 손실을 입었을 경우 그에 대한 책임은 최대주주 본인이 지는 것이 맞다는 논리에 따라 이익과 손실에 대한 기준 적용이 달라질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어 국세청과 치열한 논리 싸움이 예상된다.
현대엘리베이터는 자회사 지배를 목적으로 한 지주회사가 아니다. 따라서 사업관련성이 떨어진다. 이번 경우를 사업 본연의 목적이 자회사 경영권 유지인 지주사와 비교하는 것은 지나칠 수 있다.
또 해당 파생상품 계약은 투자 목적이라기 보다는 경영권 유지를 위한 수단이었다. 주가 하락에 따른 손실을 부담하는 조건이 있는 만큼 주가 상승에 따른 수익 기회를 갖지 않을 경우 배임이 된다. 따라서 애초 이 파생상품 거래는 사업관련성과 수익관련성이 모두 낮다는 반론도 가능하다.
한편 국세청 측은 이번 건에 대해 “과세적부심을 신청하면 심사위원회가 이에 대해 판단을 내릴 것”이라며 “현재 상황에서 개별 기업의 세금 추징 건에 대해 이렇다 할 입장을 밝힐 것은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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