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발’ 창업자 피터 딜 주도

홍콩·獨 거부, 日노무라 참여

블록체인 기반한 스마트거래

11조 출자…비트코인 대부분

피터 틸. [게티이미지]
피터 틸. [게티이미지]

결제서비스 기업 페이팔와 소프트웨어 업체 팔란티어의 공동 창업자인 피터 틸이 코인베이스에 이어 미국 내 두번째 가상자산 거래소 설립에 나선다. 기존의 가상자산 거래소들이 매도자와 매수자를 중개하는 전통 방식을 답습했다면 이번에 추진되는 것은 취급 상품(가상자산) 뿐 아니라 거래소에도 블록체인 기술을 적용, 중개인 없이 ‘탈중앙화’된 형태다. 거래조건만 맞으면 자동으로 계약이 되는 구조다. 가상자산 시장 생태계 변화에도 영향을 줄 것이란 전망이다.

12일 피터 틸, 루이스 베이컨, 앨런 하워드 등이 후원하는 블록체인 소프트웨어 기업 블록원은 ‘불리시 글로벌(Bullish Global)’이란 이름의 새 가상자산 거래소를 설립하겠다고 밝혔다. 블록원은 현금과 디지털 자산 등으로 100억 달러 규모의 자본금을 마련했다.

이번 거래소 설립의 다른 투자자로는 홍콩 재벌 리처드 리, 독일의 기업가이자 투자자인 크리스천 앵거마이어, 가상자산 투자기업 갤럭시디지털의 노보그라츠 최고경영자, 노무라 홀딩스 등이 이름을 올렸다.

전통적인 거래소에선 시장 조성자가 매수자와 매도자를 설득해 거래를 유발시킨다. 그러나 탈중앙화된 거래소에선 투자자가 자신의 자산을 스마트 컨트랙트(smart contract·조건코드 부합시 자동계약 구조) 방식으로 예치를 해놓기만 하면 전산 코드에 따라 이해 당자사들 간의 거래가 이뤄지게 된다. 블록체인 기술 중 하나인 스마트 컨트랙트는 자금을 보유하고 데이터를 전송하는 것은 물론 결제와 청산 기능까지 수행할 수 있다.

자산을 보유한 투자자는 거래에서 발생된 수수료를 공유하는 방식으로 인센티브를 지급받는다. 이는 기존의 금융 투자가 중개기관을 통해 매매 가격차(스프레드)로 수익을 거두는 것과 달리 참여자들간의 연결 기술로 이익을 얻는 방식이다.

불리시는 블록원이 개발한 블록체인 기술인 이오스(EOS)를 기반으로 세워질 계획이다. 이오스는 디앱(Dapp·탈중앙화 앱)의 수직·수평 확장이 가능하도록 고안된 블록체인 플랫폼이다. 이에 초당 수백만 건의 트랙젝션(거래) 처리 능력을 갖추면서도 수수료가 없고, 빠르고 용이하게 앱을 개발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이 때문에 유사한 기술임에도 수수료가 발생되는 이더리움과 비교돼 ‘이더리움 킬러’란 닉네임을 갖고 있다.

블록원의 최고경영자 브렌든 블루머는 “불리시는 기관과 개인에게 최신 암호 화폐 투자 전략에 대한 더 나은 접근을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노보그라츠는 “블록원의 높은 블록체인 경험치와 연계된 불리시는 사이즈와 스케일 면에서 출범 첫날부터 가공할 만한 플레이어로 올라설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피터 틸의 팔라티어는 고객의 비트코인 결제를 허용하고 가상자산 직접 투자로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팔란티어는 1분기 실적 보고 설명회에서 이러한 계획을 공개했다고 11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등이 보도했다.

데이비드 글레이저 최고재무책임자는 “우리는 고객이 비트코인으로 결제하는 것을 받아들인다"”서 투자를 통해 “대차대조표에 가상화폐를 (자산으로) 추가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팔란티어는 미국 결제서비스 업체 페이팔을 창업한 피터 틸이 2003년 설립한 소프트웨어 업체로, 콜로라도주 덴버에 본사를 두고 있다. 이 회사는 미국 중앙정보국(CIA)을 비롯한 국방·정보기관과 금융·의료업체에 빅데이터 분석 소프트웨어를 제공한다.

서경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