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의사 면허 취소에도 침을 놓는 등 의료 행위
“자체 개발 약 먹으면 90% 이상 완치” 속여
[헤럴드경제=박상현 기자] 암 환자들에게 ‘대변으로 암세포를 나오게 해 치료하는 특수한 약이 있다’며 속여 1억원이 넘는 돈을 받은 한의사들에게 실형이 확정됐다.
대법원 3부(주심 이동원 대법관)는 보건범죄 단속에 관한 특별조치법 위반 등 혐의로 기소된 한의사 박모 씨의 상고심에서 박씨에게 징역 4년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19일 밝혔다. 함께 기소된 한의사 안모 씨에게도 징역 2년을 확정했다.
재판부는 박씨가 행한 ‘혈맥약침술’이 한의사의 면허 범위 내 한방의료행위로 볼 수 없어 위법이라고 봤다. 약침술이란 침을 통해 적은 양의 약물을 주입해 치료하는 기술로, 침을 놓는 한의학적 요법에 약물요법을 더해 한방의료행위에 속한다. 하지만 박씨의 혈맥약침술은 침이 아닌 링거를 통해 다량의 약물을 정맥에 주입한 것으로, 침술 효과보다 약물 효과가 더 크게 나타나 한의학과 거리가 멀다고 재판부는 판단했다.
한의사인 박씨는 2012년 한의사 면허가 취소돼 2015년 6월까지 한의사 안씨의 병원에서 연구원장이란 직책으로 근무했다. 박씨는 2015년 1월 말기 암환자를 상대로 진료와 한약 처방을 하거나 환부에 침을 놓는 등 의료행위를 한 혐의로 기소됐다. 안씨는 박씨의 한의사 면허가 취소된 사실을 알면서도 환자들에게 진료를 받게 한 혐의 등으로 함께 재판에 넘겨졌다.
박씨 등은 환자들에게 “내가 조제한 약을 한 달만 먹으면 살아날 것이다”, “2년 전에 개발한 특수약을 쓰면 고름덩어리를 대변으로 뽑아낼 수 있고, 90% 이상 완치시킬 수 있다”는 등의 말을 하며 환자들에게 총 1억7260만원을 받았다.
1심은 박씨에게 징역 4년에 벌금 1000만원을 선고했다. 안씨는 1심에서 징역 3년에 벌금 700만원이 선고됐다. 1심은 “이 사건 환자들은 피고인들이 처방한 약 복용 후 고열, 마비, 극심한 통증에 고통스러워하다 사망에 이르렀다”며 “검증되지 않은 치료법을 권유해 피해자들이 적절한 치료를 받을 수 있는 기회를 상실한 채 사망했다”고 지적했다. 항소심은 박씨에게 1심과 같은 형을 선고했지만, 안씨에 대해선 징역 2년에 벌금 700만원으로 감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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