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전 세종지사 등 세종·대전 3곳 직원들도 특공대상

내년 2월 사옥 완공인데…2명은 특공받은 후 퇴직

세종시 관세평가분류원 청사 전경[연합]
세종시 관세평가분류원 청사 전경[연합]

[헤럴드경제=배문숙 기자] 공기업인 한국전력공사 세종지사 직원들이 세종시로 이전하는 기관에 주는 특별공급 혜택을 받은 것으로 드러나 부동산 투기파문 확산의 또 다른 불씨가 되고 있다.

20일 관계부처에 따르면 한전은 세종지사와 세종전력지사, 대전 중부건설본부 등 3곳을 통합하는 사옥을 세종시에 건립하겠다는 명목아래 해당직원 192명이 특공으로 세종 아파트 분양을 받았다. 특공을 받은 직원 중 2명은 현재 퇴직한 상태다.

한전이 짓고 있는 세종시 소담동 사옥은 관세청 산하 관세평가분류원의 세종시 유령청사와는 직선거리로 불과 650m 거리에 있다.

한전은 2017년 세종통합사옥을 짓기 위해 이곳 부지를 사들였다. 예정대로면 지난해 입주가 시작돼야 했지만 공사차질로 지난해 11월에야 착공했다. 완공은 내년 12월이다. 공사는 늦어졌지만 통합사옥에 들어올 3개기관 직원 192명은 2017년 특공대상이 됐다. 이중 2명은 퇴직했다. 해당 사옥은 내년 말이나 완공할 예정이라 특공받은 직원들이 이곳에 근무한다는 보장도 없다.

한전 한 관계자는 “정부의 지침에 따라 적법한 절차를 통해 특공을 받은 것”이라며 “공사가 예정보다 늦어져 특공 직원 중 2명이 아파트 분양만 받고 퇴직한 것은 유감스럽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관가 안팎에서는 한전 사례뿐만 아니라 대전에 위치한 공공기관이나 민간기업들이 세종 이전을 명분으로 특공 혜택을 받은 것을 두고 말들이 많다. 국민건강보험공단 대전본부, 국민연금공단 대전본부 등에도 특공이 적용돼 직원들이 아파트 신규 공급 물량의 50%를 분양받았다.

또 중소벤처기업부 산하 공공기관인 창업진흥원도 대전에서 세종 이전을 명분으로 특공대상이 됐다. 세종시 ‘코 앞의’ 대전 소재 공공기관들에까지 아파트 특공 자격을 주고 있는 셈이다. 중기부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오는 8월까지 대전에서 세종으로 이전하는 중기부 공무원들은 내년 7월 1일부터 5년간 주택 특별공급 자격이 부여된다. 중기부가 있는 정부대전청사와 정부세종청사 간은 승용차로 20∼30분 거리에 불과하다. 때문에 중기부의 세종 이전이 공무원 특공을 받기 위한 것 아니냐는 비난의 목소리까지 제기된다.

행복청은 뒤늦게 비수도권에서 세종시로 이전하는 기관은 특공 대상에서 제외하도록 ‘행정중심복합도시 주택 특별공급 세부 운영 기준’을 지난달 10년 만에 바꿨지만 논란이 확산되는 분위기다.

세종 시민 김모(37) 씨는 “바로 인근 대전에서 근무하는 공무원들에게 까지 특공 자격을 주는 건 어이가 없다”면서 “게다가 그렇게 분양받아 실제 거주하지도 않고 수억원의 시세차익을 보고 팔아치우니 시민들 입장에서는 허탈하기 짝이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