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이지웅 기자]고(故) 신해철 씨의 사망 원인이 된 장기 내 천공(구멍)이 의인성(의료행위로 인한 것)일 가능성이 높다는 국과수 발표가 나오면서 의료사고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수술 부주의로 인한 천공과 관련해 서울의 한 외과 전문의는 “약 10여년 전부터 복강경 수술 중 부주의로 천공을 발생시킬 수 있다는 지적이 꾸준히 있었다”고 언급해 주목된다. 실제로 지난 2003년 발간된 ‘대한외과학회 추계통합학술대회 초록집’을 보면, 카톨릭대 부천성모병원 외과 이준현 교수 등 7명은 “통증 감소나 재원 기간의 감소, 미용상의 이점으로 복강경 수술이 늘고 있는 상황에서 개복 수술 시에는 발생하지 않는 합병증이 증가하고 있다”고 지적한 바 있다.
이 교수 등은 복강경 수술 후 합병증이 발생하는 확률은 3∼7% 정도인데 이 가운데 소장 천공은 흔하지는 않으나 발생하면 심각한 결과를 초래한다고 설명했다. 이들은 “복강경 수술 후 발생한 소장 천공은 0.07∼0.7% 선으로 보고되고 있으나 실제로는 더 많을 것으로 생각된다”고도 덧붙였다. 수술 중 소장 천공이 발생하는 주요 원인으로는 투관침 등을 삽입할 때, 유착된 조직을 박리하는 과정에서 일어나는 손상 등 이라고도 했다.
이 교수 등은 특히 “복강경 수술 후 환자에게 설명되지 않는 발열이나 계속적인 복부 통증, 복막 자극 징후 등이 나타나거나 수술 24시간 후 복강 내에 공기가 존재하거나 증가하면, 반드시 소장 천공을 의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소장 천공의 경우 사망률이 무려 25%에 달하므로, 소장 천공이 의심되면 긴급히 응급수술을 시행해 신속히 교정해 주는 것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학계의 이같은 당부를 감안하면, 숨진 신 씨가 수술 후 S병원에서 겪었던 며칠간의 상황은 납득하기 어렵다는 지적도 나온다.
신 씨는 숨지기 전 S병원에서 장유착 관련 복강경 수술을 받았다. 지난 5일 신 씨 측이 발표한 ‘2014.10.17.∼10.27. 진행경위’에 따르면, 신 씨는 지난 17일 저녁 8시 수술이 끝난 직후부터 잠을 이루지 못할 정도의 극심한 복통을 병원 측에 호소했다. 그러나 신 씨는 S병원으로부터 진통제 등만 처방받고 퇴원했다. 복통은 계속됐고 20일 발열 증상이 나타나 S병원에 재입원했으나 별 조치 없이 퇴원했다. 22일 신 씨는 가스가 들어차는 복부팽만 증상까지 보이다 이날 심정지가 와 의식을 잃은 상태에서 아산병원으로 옮겨져 며칠 뒤 숨졌다.
한 외과 전문의는 “신 씨 측 발표가 사실이라는 전제로 말하면, 수술 후 병원은 천공 발생 가능성을 아예 생각지 못한 게 아닌가 싶다”며 “복강경 후 복통에 열까지 났으면 자연스레 소장 천공이 의심돼야 하는데 수술 후 5일 넘게 이와 관련한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은 것은 잘 납득되지 않는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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