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김민지 기자] 지난해 말 한 식당이 음식을 재사용한다는 내용의 허위 폭로를 했다가 피해를 입힌 유명 유튜버가 이번에는 무단촬영·댓글삭제 의혹 등에 휩싸였다.
맛집을 돌아다니며 후기를 남기는 일부 유튜버의 콘텐츠로 피해를 호소하는 자영업자들이 늘어나고 있지만, 해결책은 요원하다. 관련 부처는 크리에이터를 대상으로 ‘윤리교육’을 진행하는 등 대책 마련에 나서고 있다. 그러나 의무가 아니기 때문에 실효성에 의문이 제기된다.
▶유명 맛집 유튜버, 이번엔 무단촬영·댓글삭제 논란
한때 60만명에 가까운 구독자를 보유했던 인기 유튜버 ‘하얀트리’는 지난 2월 한 국숫집을 방문한 영상을 올렸다. 해당 가게는 앞서 SBS 골목식당에 출연해 유명해진 식당이었다.
영상에서 그는 대표 메뉴에 대해 “끝맛에서 섞이지 않은 맹물 맛이 났다”면서 “베이스 육수에다가 물을 좀 탄 맛”이라고 혹평했다.
해당 콘텐츠는 약 3개월이 지난 최근에 논란이 됐다. 국숫집 사장님이 하얀트리가 당시 무단으로 촬영을 했으며, 자신의 해명 댓글을 여러차례 삭제했다고 주장했기 때문이다.
국숫집 사장 A씨는 지난 20일 한 유튜버 채널 영상에 “하얀트리가 몰래 촬영을 했다”며 “내가 화가 난 건 육수가 진하거나, 심심하면 개인에게 다 맞춰주는데 먹고 나서 맹물이라며 육수 제조법을 틀리게 얘기한 것”이라고 댓글을 달았다.
이어 “그래서 하얀트리에게 이를 설명하고 댓글을 쓰니 다 삭제하더라”며 “전 설명도 제대로 하지 않고 맹물국숫집이 돼버렸다. 제발 유튜버가 제대로 된 방송을 했으면 좋겠다”고 토로했다.
논란이 커지자 하얀트리는 국숫집 방문 영상 댓글 기능을 차단했다. 하지만 영상을 지우지는 않고 그대로 공개하고 있다.
앞서 하얀트리는 대구에 위치한 한 간장게장 무한리필 집에도 섣부른 영상으로 피해를 입힌 적이 있다.
리필한 간장게장에서 밥알이 나온 걸 보고 “음식을 재사용하는 것 같다”며 의혹을 제기하는 영상을 올렸다. 그러나 이는 그가 먹던 접시에 리필을 하는 과정에서 앞서 흘린 밥알이 들어간 것이었다. 허위 사실을 폭로한 셈이 됐지만 해당 영상의 조회수는 이미 100만회를 넘은 상황이었다.
이후 영상은 삭제됐지만 식당은 막대한 이미지 손상을 입고 잠정 휴업에 들어갔다. 해당 가게는 사건이 불거진지 약 4개월이 지난 최근에야 영업을 재개할 수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유튜버 갑질 횡포 막아달라”…윤리교육 해결책 될까
유튜버 등 크리에이터로 인한 자영업자들의 피해는 오늘 내일 일이 아니다. 특히, 맛집을 돌아다니며 주관적인 후기를 전달하는 크리에이터의 잘못된 콘텐츠로 하루 아침에 장사에 큰 타격을 입는 점주가 많다.
이에 방송통신위원회(방통위)는 연내 크리에이터를 대상으로 한 윤리교육을 목표로 진행하며 대책 마련에 나서고 있다.
현재 학계 및 법조계, 다중네트워크채널(MCN) 기업 관계자 등으로 구성된 협의체에서 이와 관련한 논의가 진행 중이다. 상반기 중 크리에이터 대상으로 설문 조사를 진행해 윤리 교육에 대한 수요를 취합해 연내 교육을 진행할 예정이다.
또한, 크리에이터가 콘텐츠 제작·운영할 때 점주 등 이용자와 벌어질 수 있는 분쟁 사례 및 처벌 근거 등과 지침을 담은 가이드북을 연내 제작 및 보급할 예정이다.
이외에도 지난 3월부터 크리에이터와 이용자 피해 방지에 초점을 맞춘 가이드라인을 시행했다. 가이드라인에는 부당·허위·과장 광고 금지 등이 담겼다.
그러나 권고에 불과한 가이드라인 형식이기 때문에 실제 제재 효과에 회의적인 시각도 있다. 때문에 일각에서는 가이드라인이 아닌 법과 제도를 마련해달란 목소리도 나온다.
지난해 12월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유튜버의 허위사실 방송으로 자영업자가 피해를 보지 않게 법과 제도를 만들어주세요’ 라는 글이 올라왔다. 청원인은 “1년간 코로나도 극복하며 성실하게 운영한 매장을 한 유튜버의 허위 영상 하나로 문을 닫게 된 상황”이라며 유튜버의 갑질과 횡포를 막고 자영업자들이 장사에만 전념할 수 있도록 법과 제도를 마련해달라고 청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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