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회는 준비된 정신에만 찾아온다.’ ‘백신’이라는 용어를 창시한 프랑스 화학자이자 미생물학자인 루이스 파스퇴르는 이렇게 말했다. 애초 전 세계 전문가들의 예상을 뒤엎고 코로나19 백신이 불과 1년 만에 개발돼 상용화에 성공했다. 인류가 전염병에 대처할 수 있는 기술을 신속히 확보하게 된 것은 수많은 과학자의 ‘준비된 리더십과 축적된 지식의 연대’ 덕분일 것이다.

과학기술 연구자가 오랜 기간 학문 수련과 다양한 연구 경험으로 쌓아올린 지식은 고도의 전문성으로 발현된다. 연구자는 ‘전문성 개발’을 지속하기 위해 새로운 지식을 끊임없이 탐구한다. 동시에 국내외 다양한 동료 연구자들과 빈번히 교류한다. 탐구와 교류! 이것이 연구자의 성장‘동력’이자 학습 ‘도그마’(dogma)다. 코로나19로 인해 과학기술 현장도 짧은 기간 많은 변화가 일어났다. 특히 눈길을 끄는 것은 대면 중심이었던 전문성 개발 방식이 빠르게 디지털화되고 있다는 점이다. 사회적 거리두기 속에 소규모 연구실 세미나부터 대규모 국제 학술대회까지 대부분 화상회의로 대체됐다.

디지털전환 시대의 과학기술인에게는 어떤 학습 플랫폼이 필요할까? 연구경쟁력 제고를 위해 탐구와 교류의 학습 영역을 강화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를 위해 과학기술인 전문성 개발을 정형학습과 비정형학습 차원에서 다각적으로 지원할 수 있는 학습관리 시스템이 필요하다. 이런 관점에서 다음 세 가지 전략을 바탕으로 학습 플랫폼이 구축돼야 한다.

가장 먼저 과학기술 현장의 소셜러닝 환경 조성이다. 연구자는 동료 평가나 전문가 간 교류를 통해 자신들의 전문성을 향상 시키는 것에 익숙하다. 학습 현장에서도 참여자 간 상호작용을 통해 시너지를 낼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이 필요하다. 따라서 개인이 자유롭게 학습 채널을 개설해 운영하고 온·오프라인에서 다양한 학술정보와 의견을 교류할 수 있는 커뮤니티 기능을 갖춤으로써 동료 학습이 자연스럽게 활성화될 수 있게 지원해야 한다.

그다음은 과학기술인 맞춤학습 상시 제공이다. 연구자는 연구 몰입 환경을 유지하면서 학습의 병행을 선호한다. 개인의 학습 선호시간, 장소 및 성향에 대한 지능화 기반 학습 분석을 통해 콘텐츠를 추천할 수 있어야 한다. 플립러닝 시스템을 통해 사전·사후학습은 강화하고 본학습을 효율적으로 운영할 수 있게 한다. 또한 실시간 원격학습을 적극 활용해 교육장 집합과 이동을 최소화함으로써 연구자 중심의 상시 학습 환경을 강화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다양한 유형의 학습 콘텐츠 허브 구축이다. 실시간 스트리밍 또는 녹화된 미디어, 논문 또는 보고서 등 다양한 형식의 콘텐츠를 지원할 수 있도록 학습자원 통합 관리 시스템이 필요하다. 중장기적으로 국내외 대학, 연구기관, 학술단체 등이 제공하고 있는 학습자원까지 연결해 손쉽게 활용할 수 있어야 한다.

‘미네르바 스쿨’은 실시간 온라인 학습 시대의 서막이었고 미국 애리조나주립대의 ‘e-Advisor’는 빅데이터와 인공지능 기반 학습지원 시스템의 선도 사례다. 국가과학기술인력개발원(KIRD)은 ‘차세대 통합 교육시스템’ 개발 프로젝트를 시작해 연말 마무리할 계획이다. 2022년부터 가칭 ‘과학기술인 α-캠퍼스’로 본격 운영할 예정으로 온·오프라인을 통합한 하이브리드러닝을 구현함으로써 과학기술인 평생교육을 위한 혁신 사례로 거듭날 것이다. 과학기술인을 위한 첨단 학습 플랫폼 개발과 명품 콘텐츠를 제공함으로써 우리나라 과학기술 경쟁력 제고를 위해 일조할 것으로 기대해본다.

박귀찬 국가과학기술인력개발원(KIRD)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