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색된 양국, 경제로 출구찾기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사진) 터키 대통령은 26일(현지시간) 미국 주요 기업 경영자들에게 터키와 더 나은 관계를 맺을 것을 요청했다. 그러면서도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지난달 터키 전신인 오스만제국의 아르메니아인 박해를 ‘집단학살’로 선언한 점을 짚고 넘어갔다.
로이터와 터키 현지 방송에 따르면 에르도안 대통령은 이날 보잉,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MS), 켈로그, 펩시코, 시스코, 프록터앤갬블(P&G), 존슨앤드존슨(J&J) 등 미 기업 경영자와 화상회의를 하고 이렇게 밝혔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터키를 믿는 기업들에 감사를 표하고, “미국이 조금 더 건설적이 될 것이라고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어 “터키산 알루미늄과 철강에 대한 미국의 관세 부과는 문제로 남아 있다”며 “에너지 분야를 포함해 시리아와 리비아에서 협력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나는 우리가 터키를 생산과 기술의 거점으로 만들 수 있을 거라고 믿는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우리의 인센티브 시스템을 단순화함으로써 투자자들이 인센티브를 더 쉽게 이용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도 했다.
터키가 2019년 러시아의 미사일을 구매한 이후 경색한 미국-터키 관계를 경제 협력을 고리로 풀어보려는 의도가 읽힌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그러나 아르메니아인과 관련한 ‘바이든 대통령의 4월 24일 성명’을 거론했다. 그는 “1915년 사건에 대한 바이든의 성명은 우리 관계에 부담을 가중시켰다”고 지적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미국-터키간 40년 외교 관계가 일정 부분 훼손될 걸 알면서도 터키인의 조상인 오스만제국이 1차 세계대전 발발 직후인 1915년 150만명의 아르메니아인을 박해한 것을 ‘집단학살’로 선언했다. 인권을 중시하는 바이든 행정부의 기조를 안팎에 천명한 것이었다.
터키 측은 에르도안 대통령을 중심으로 이를 “터무니 없다”고 일축, 다양한 형태와 종류의 대응을 하겠다고 벼르기도 했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이날 회의에서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릴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정상회의 기간인 6월 14일 바이든 대통령과 회담을 한다는 사실을 거론, “새로운 시대의 신호가 될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두 나라간 대면 정상회담은 지난해 미국 대선 이후 처음이다. 두 정상은 ‘바이든 대통령의 4월 23일 성명’ 발표 전날 단 한 번의 전화통화를 한 게 소통의 전부다. 통화 당시 바이든 대통령은 ‘집단학살’ 선언을 할 거라는 언질을 줬고, 에르도안 대통령은 ‘거대한 실수’가 될 거라고 말한 걸로 전해졌다.
홍성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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