핀란드가 핫하다. 복지, 교육 등 일반적인 사회 이슈뿐만 아니라 TV 예능, 여행블로그 등에서 손쉽게 핀란드와 관련된 이야기들을 찾아볼 수 있다. 세계에서 가장 행복한 국가로 4년 연속 선정된 비결로 사회안전망과 복지제도를 배워야 한다는 얘기가 많으며, 수업시간도 적고 시험도 안 보는데 OECD 주관 국제 학업성취도 평가에서는 항상 상위권인 핀란드의 교육제도를 부러워하는 분도 많다.
하지만 핀란드가 코네(KONE) 등 대표기업을 보유한 조선, 기계, 화학 등 제조업 강국이며, 수출 위주의 기술 선도국가라는 점은 잘 알려져 있지 않다. 1인당 GDP가 4만 8000 달러 이상인 북유럽 복지국가로 성장할 수 있었던 원동력도 기술과 혁신 리더십을 유지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특히 2010년대 초반 노키아 모바일사업부의 실패 이후 잃어버린 10년을 경험했던 핀란드는 빠르게 변화하는 시장 트렌드에 맞춰 미래경쟁력을 어떻게 유지할 것인지 고민이 많다.
핀란드 정부는 지속적으로 인공지능(AI), 우주항공, 가상·증강현실 등 신산업을 발굴하고 육성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우선 2017년 인공지능 육성정책(Finlands Age of Artificial Intelligence : Tekoälyaika)을 발표해 인력 양성 및 교육, 연구·개발, 활용지원 등 다양한 노력을 기울였다. 그 결과 AI 도입 및 활용 기업 숫자가 3배로 늘어났고, 5인 이상 핀란드 기업의 3%가 AI기술을 일상업무에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정부의 AI산업 육성 노력이 더해지면서 민간기업도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2015년 창업한 우니키에(Unikie)는 머신러닝 소프트웨어기술을 통신, 선박, 자율주행차, 산업용 등 다양한 분야에 적용하고 있다. 2019년 매출액은 2800만 유로로 전년 대비 100% 가까이 성장해 딜로이트 Fast 50 스타트업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가상·증강현실과 우주항공도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집중 육성하고 있다. 특히 코로나 위기를 겪으면서 디지털 트윈(Digital Twin) 기술에 대한 관심도가 커지고 있다. 바르요(Varjo)사가 대표 기업으로, 인간의 시력과 동일한 해상도를 세계에서 유일하게 구현할 수 있는 글로벌 기술기업이다. 또한 우주항공 분야는 유럽우주기구(ESA)와 협력해 소형 위성 분야 소재부품 및 개발, 위성기반 서비스, SW 및 보안 등 분야를 집중 공략하고 있다.
핀란드 정부의 산업육성정책 중 가장 인상 깊었던 부분은 학교와 기업, 시장 간 연계를 통한 생태계 구축을 강조하는 것이다. 우리나라도 산·학·연 연계를 강조하고 있으나 핀란드는 대학과 민간 기업이 인력 양성, 연구·개발 등 분야에서 글로벌 시장을 목표로 밀접하게 협력하고 있다.
또한 핀란드는 대외의존도가 높아 외국과의 협력에 개방적인 편이다. 우리나라 기업이 AI 등 미래 유망 분야에서 핀란드와 협력을 강화해 글로벌 시장을 함께 개척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
박현성 코트라 헬싱키무역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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