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만의 공간 뺏기고 싶지 않아요” 단호한 힐링의지
인천시 공식 웹진 ‘아이뷰(i-view)’ 6월 난정리 조명
청록바다와 청보리 밀당, 바다건너 황해도 연백평야
다양한 심쿵 조형물 즐비, 철책선옆 평화로운 농부들
주민들이 아름다운 마을 만들기 위해 꽃과 보리 심어
[헤럴드경제=함영훈 기자] 최근 막을 내린 SBS드라마 ‘모범택시’에서 범죄 피해자의 수호자로서 역할을 마친 배우 이제훈은 바닷가 청보리밭 공터에 텐트를 친다. 극도로 긴장된 삶의 연속이었기에 최고의 힐링이 필요했던 이제훈이 바다가 보이는 청보리밭을 선택한 것이다.
최신 캠핑장구로 간단히 설치를 마무리하자 한통의 전화가 온다. 택시회사 대표 김의성으로부터 온 전화였다. “재심 잘 끝났어. 가족들 되찾게 해줘서 고맙다 전해달라 하더라. 일할 생각 없어?”라는 김의성의 말에 이제훈은 “아직은 생각 없어요. 넓고 쾌적한 저만의 공간을 뺏기고 싶지 않아요”라고 답한다.
이 바다는 황해도 연백평야와 강화 사이에 있고, 청보리밭은 인천광역시 강화군 교동도 난정리 들판이다.
이제훈에게 큰 힐링의 안겼던 소재, 청보리가 6월 난정리 들판을 가득 메웠다. 봄엔 유채꽃이 노랗게 수놓더니, 늦봄~초여름 청록 바다옆 초록 물결을 연출한다. 머지 않아 가을엔 해바라기 바다가 높은 파고로 일렁일 것이다.
인천광역시 공식 웹진인 아이뷰(i-view)는 3일 청보리가 가득한 평화의 마을 교동도 난정리의 매력을 조명했다.
아이뷰 이현숙 객원기자는 “잠깐씩 바람이 불어 일렁이면 마치 두 가지 색이 잘 어울린 부드러운 실크처럼 빛난다. 싱그러운 청보리의 초록 초록한 시절이 지나는 시기에 찾은 아쉬움보다는 이렇게 신비로운 색감을 보는 것도 색다른 맛이다”라고 썼다.
그에 따르면, 수년전 난정리 마을 주민들이 힘을 모아 1만여 평의 땅에 꽃을 가꾸고 청보리를 심었고 오래지 않아 예쁜마을, 강화도의 명소로 알려졌다고 한다.
청보리밭과 이어진 난정 저수지는 교동도 평야에 농업용수 공급을 위해서 만들어진 인공저수지다. 호수를 연상할 만큼 넓은 저수지는 둑 너머로 바다가 연결되어 있어서 얼핏 더 넓어 보여 눈을 시원하게 한다. 인공으로 조성된 저수기이기는 하나 멀리 바다와 섬이 보이고 드넓은 청보리밭이 자연 속에서 함께 잘 어울린다.
교동도 대룡시장에서 시작되는 강화나들길 10코스는 머르메 가는 길에 난정 저수지와 청보리밭 구간이 속해 있다. 보리밭 주변으로 몇몇의 사진가들이 서성이고 보리밭 사잇길을 오가는 풍경이 여유롭다. ‘너만 보여’, ‘당신만 바라볼게요’, ‘예쁜 척 하긴, 안 그래도 예뻐’, ‘니 덕분에 심쿵’...군데군데 심쿵하는 포토존과 조형물이 보인다.
저수지 둑 너머로 북쪽 땅이 아련하게 보인다. 그 모습을 더 자세히 볼 수 있는 난정 전망대가 10분 정도 거리에 있다. 조붓한 길을 자동차로 주춤주춤 가다 보면 저수지 주변으로 유유자적한 모습의 강태공들이 보인다.
난정저수지는 낚시터로도 유명해 자연을 즐기면서 세월을 낚으려는 강태공들이 즐겨 찾는 곳이다. 다른 곳처럼 좌대가 있는 것도 아니다. 취사금지이고 릴낚시도 안된다. '차박, 캠핑 금지'라는 현수막도 있다.
인천광역시 공식웹진 아이뷰에 따르면, 난정 전망대에 올라 망원경으로 들여다보면 북녘땅이 보인다. 눈앞의 북쪽 땅이 곡창지대로 유명한 황해도 연백평야라고 한다. 분단되기 전에는 양쪽의 주민들이 배를 타고 오가기도 했다는 꿈같은 이야기도 들여온다. 거리가 불과 2.3㎞여서 같은 생활권으로 살던 사람들이 하루아침에 남과 북으로 나뉜 것이다.
북쪽 코앞이 접경지역이어도 철조망 옆의 채마밭에선 초여름 볕 아래 무심히 농사짓는 주민의 모습이 마냥 평화로워 보인다. 접경지대라는 긴장과 무서움은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다.
강화 교동도 난정리는 안구정화, 감정정화, 평화의 인문학까지 챙길 수 있는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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