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유가 급등 시 정유·화학업계 원가 부담
자동차 부품가격도 영향...수익성 악화 우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 회복세에 접어든 국내 산업계가 최근 원유와 철광석 등 가파르게 치솟는 원자재 가격의 향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3일 런던 국제선물거래소(ICE)에 따르면 북해산 기준유 브렌트유 7월 인도분은 2일(현지시간) 전날 대비 1.6% 올라 배럴당 71.35달러로 폐장했다. 한때 배럴당 71.48달러까지 뛰어올라 2020년 1월 이후 1년5개월 만에 최고치를 경신하기도 했다.
이날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미국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7월 인도분도 전날보다 1.16% 올라 배럴당 68.83달러로 거래를 마쳤다. 장중 69.0달러까지 치솟아 2018년 10월 이래 최고치를 기록했다.
정유사들은 최근 국제유가의 상승으로 저유가 때 구매한 원유 재고평가이익이 크게 발생해 실적 개선을 보이고 있지만 수익성 핵심 지표인 정제마진이 발목을 잡고 있다. 5월 넷째 주 싱가포르 복합 정제마진은 배럴당 1.7달러를 기록해 손익분기점으로 꼽는 4~5달러에 여전히 한참 못 미치고 있다.
업계는 국제유가의 가파른 상승에도 불구하고 정제마진 개선이 동반되지 않는 한 1분기 수준의 유의미한 실적 개선은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여기에 원유를 정제해 추출한 나프타를 원재료로 사용하는 화학업계도 국제유가의 추가 상승이 지속될 경우 원가 부담을 피할 수 없게 된다.
구리와 철광석 등 다른 원자재 가격의 급등 역시 원자재 비용 부담이 큰 자동차, 조선, 가전업계의 부담을 가중시킬 수 있다.
특히 원자재 확보와 자금이 여의치 않은 중소기업의 경우 어려움 커지고 있다. 원자재가격 상승으로 인해 생산자 물가 상승의 요인이 되고 이렇게 되면 제조업체들은 제품 가격을 올릴 수 밖에 없게 돼 연쇄적인 인플레이션 현상이 본격화될 우려가 있다.
최근에 포스코·현대제철 등 국내 철강 기업과 현대차·기아는 자동차 강판 공급 가격을 t당 5만원 인상하는 데 합의했다. 철광석 가격은 이달 12일 t당 237.57달러로 역대 최고치를 찍은 뒤 현재 190달러대를 기록하고 있다.
현대차·기아는 그동안 수익성 악화를 이유로 가격 인상을 방어해왔지만 원자재 가격의 인상폭이 커지면서 철강업체들의 인상안을 수용했다.
차 업계에서는 당장 판매 가격을 인상하기 어렵기 때문에 부품 가격 상승에 따른 수익성 악화가 불가피하다고 보고 있다. 또한 차 업계는 수출 의존도가 높아 글로벌 경쟁에서 뒤처질 우려가 있어 쉽게 결정도 할 수 없는 실정이다. .
이정환·김현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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