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명 중 절반이 “탈당 권유 수용 어려워”

당 핵심까지 포함되자 당 지도부는 ‘곤혹’

내년 대선 레이스에도 악영향 불가피해져

더불어민주당이 국민권익위 전수조사 결과 부동산 불법거래 등 비위 의혹이 드러난 의원 12명 전원에 대해 자진탈당을 권유하기로 결정한 지난 8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의혹 대상에 오른 우상호 의원이 해명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이상섭 기자]
더불어민주당이 국민권익위 전수조사 결과 부동산 불법거래 등 비위 의혹이 드러난 의원 12명 전원에 대해 자진탈당을 권유하기로 결정한 지난 8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의혹 대상에 오른 우상호 의원이 해명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이상섭 기자]

[헤럴드경제=강문규·유오상 기자] 더불어민주당이 부동산 불법 전수조사의 후폭풍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국민권익위원회의 조사 결과에 따라 송영길 대표를 비롯한 당 지도부는 12명 의원에 대해 자진 탈당을 권유했지만, 의혹의 당사자들은 일제히 “억울하다”는 반응이다. 게다가 의원 절반이 탈당 권유를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뜻을 내비치며 탈당 과정에서의 진통도 불가피해진 상황이다.

12명 의원 중 6명은 권익위의 조사 결과에 억울해하면서도 당 지도부의 탈당 권유를 수용하겠다는 의사를 보였다. 문진석 의원을 비롯해 윤재갑, 김수흥, 임종성 김주영, 서영석 의원은 당 지도부의 발표 직후 “선당후사의 정신으로 당 지도부의 권유를 수용하겠다”며 “무혐의 처분을 받고 떳떳하게 복당하겠다”고 했다.

반면, 나머지 6명 의원은 당 지도부의 결정에 반발했다. 당 법률위원장이기도 한 김회재 의원은 9일 오전 송영길 당대표를 직접 찾아가 항의의 뜻을 전했다. 만남 직후 기자들과 만난 김 의원은 “잘못된 조사 결과를 전제로 내린 조치기 때문에 탈당 권유 철회를 요청했다”라며 “지도부에서 최고위원회의에 참여하지 말라고 했다. 그래서 일부러 참여해 해명 자료를 전달하고 합당한 조처를 요구했다”고 밝혔다.

김한정 의원 역시 이날 “당 지도부는 이번에 큰 실수를 했다”라며 “지도부의 잘못된 판단을 따르는 일은 오히려 당을 망치는 길”이라고 불복 의사를 재확인했다. 우상호 의원과 오영훈 의원도 권익위 조사 결과를 수용할 수 없다며 당의 탈당 권유에도 유보적 입장을 나타냈다.

비례대표인 양이원영 의원과 윤미향 의원은 탈당이 아닌 출당 조처가 내려지게 됐지만, 이들 역시 권익위의 조사 결과가 부당하다는 입장을 냈다. 특히 양이 의원은 “무혐의를 입증해서 복당하라는 당 지도부의 주장은 제 경우에는 해당되지도 않는다. 이미 어머니 토지 구입에 제가 관여한 혐의가 없음이 밝혀졌기 때문”이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우려했던 의원들의 집단 반발에 당 지도부는 당혹스럽다는 반응이다. 특히 의혹 대상자에 포함된 의원 중 상당수가 당 핵심인 만큼 이들의 집단 반발이 내년 대선을 앞두고 당을 분열시킬 수 있다는 우려도 상당하다.

한 민주당 지도부 핵심 관계자는 “비공개 최고위원회의에서도 비슷한 우려가 있었지만, 국민적 분노가 큰 상황에서 당이 어려운 결정을 내릴 수밖에 없었다. 의원들이 따라줘야 하는 문제”라며 “오히려 집단 반발하는 상황은 당을 더 어려움에 빠뜨리게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내년 대선을 앞두고 당내 지형 변동도 불가피해졌다. 의혹이 제기된 의원들 대부분이 당내 유력 대선주자를 돕고 있어 영향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당장 이재명계 의원으로 분류되는 의원만 5명으로 가장 큰 피해를 입게 됐다. 이낙연계 의원(2명)과 정세균계 의원(3명)도 의혹 명단에 포함됐다.

한 민주당 관계자는 “어찌 됐든 내년 대선을 앞두고 조심해야 하는 주자들에게는 부담을 주는 모양새가 됐다”라며 “의원들 본인 역시 주자들을 도와야 하는 상황에서 활동이 위축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