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스위스 제네바 고즈넉한 별장 대좌
“민주주의 주권 위반시 결과 따를 것 전달”
레이건ㆍ고르비 핵무기 감축 등 ‘제네바 추억’
전문가, 예측 가능한 미러 관계 설정 주목
[헤럴드경제=홍성원 기자]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오는 16일(현지시간) 스위스 제네바에서 첫 대면 정상회담을 할 예정인 가운데 회담장은 18세기에 세워진 제네바 호수 조망의 고즈넉한 별장으로 파악된다. 살 얼음판을 걸어야 하는 이슈가 두 나라 사이에 중첩돼 냉전 이후 긴장이 최고조인데, 대좌 지점은 평화로워 대조를 이룬다.
9일(현지시간) 외신에 따르면 제네바 당국은 제네바 호수 인근에 있는 별장 ‘빌라 라 그랑주’ 주변을 보안 구역으로 지정한다는 포고령을 발표했다. 미·러 정상회담 장소로 관측되던 곳인데, 포고령이 이를 확인한 셈이다. 로이터는 외교 소식통을 인용, 이날 혹은 10일 장소가 확정될 거라고 했다.
고풍스러운 별장은 왼쪽 강둑을 따라 펼쳐진 공원에 자리잡고 있고, 오래된 분수와 장미 덩쿨이 분위기를 더한다.
회담장 환경은 좋지만, 두 정상이 다룰 내용은 껄끄럽다. 작년 미 대선 개입, 사이버 공격, 인권 탄압 등으로 미국은 러시아를 옥죄고 있고, 푸틴 대통령도 물러서지 않는다.
로이터는 전략적 핵 안정과 지역 갈등이 회담의 주요 주제가 될 걸로 봤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미 인권을 존중하라고 푸틴 대통령을 압박하겠다는 뜻을 공개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를 위해 도착한 영국에서 미군 기지를 찾아 푸틴 대통령과 정상회담 관련, “내가 원하는 걸 그가 알도록 하려고 만나는 것”이라며 “우린 러시아와 갈등을 추구하는 게 아니라 안정적이고 예측 가능한 관계를 원한다”고 했다. 다만 “러시아 정부가 유해한 활동에 참여하면 미국은 강력하고 의미있는 방식으로 대응할 것임을 분명히 했다”면서 “미국과 유럽 등에서 민주주의 주권을 위반하면 그에 따른 결과가 있다는 점을 전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역사적으로 미·러는 제네바에서 긴장 관계를 풀었던 기억이 있다는 지적이다. 냉전 시대이던 1985년 11월, 로널드 레이건 미 대통령과 미하일 고르바초프 옛 소련 대통령은 제네바에서 첫 정상회담을 하고 핵무기 감축에 나서기로 합의했다. 2009년엔 힐러리 클린턴 미 국무장관이 러시아의 세르게이 라브로프 외무장관과 제네바에서 만나 노란색 상자를 건넸다. 빨간색 ‘재설정(reset)’ 버튼이 들어 있었는데, 버락 오바마 전 미 대통령이 관계 개선을 상징한다며 전달한 것이다.
러시아 전문가인 로버트 레그볼드 컬럼비아대 명예교수는 “양측의 파괴적인 소음에도 미·러 관계를 보다 예측 가능하고 안정적인 기반으로 두려는 상호 목표가 나타났다”며 “제네바 정상회담은 시간이 지남에 따라 관계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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