높아진 플랫폼 몸값…‘쿠팡 영향’
이베이 최대 5조·요기요 최대 2조 거론도
패션·콘텐츠·구인구직 등 다채로운 플랫폼 주목
성장산업에 자본 집중…구조조정 M&A는 위축
올해 상반기 코로나19가 여전히 기승을 부리는 가운데에도 경기 회복기조가 뚜렷해지며 성장산업 기업들의 인수합병(M&A)이 두드러졌다. 코로나19 충격 전반기였던 지난해까지 대기업 그룹사들이 알짜 사업과 자산을 내놓는 구조조정 딜이 M&A 시장을 주도했던 것에서 급반전된 분위기다. 특히 이베이코리아와 요기요 등 플랫폼 ‘대어’들이 M&A 시장을 주도하면서 패션, 콘텐츠 등 기타 플랫폼 기업에도 관심이 집중됐다.
▶조단위 플랫폼 기업 본격 출몰= 대기업들의 실적 개선으로 현금흐름이 개선되고, 사모펀드(PEF) 운용사들 역시 풍부한 유동성을 바탕으로 대규모 실탄을 장착하면서 M&A 매물의 가격이 크게 뛰었다. 특히 최근 쿠팡이 미국 상장으로 100조원 가량의 기업가치를 인정받은 영향이 이커머스 등 동종 플랫폼 업체들의 몸값을 크게 높였다.
먼저 이베이코리아가 선두에 나섰다. 최근 이뤄진 본입찰에서 신세계그룹 이마트, 롯데그룹 롯데쇼핑으로 인수후보가 압축되며 오프라인 유통 공룡 간 ‘2파전’ 양상으로 전개되고 있다.
적정 인수가에 이견은 있으나 업계에서는 3조~4조원대에서 최종 인수가가 정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신세계와 롯데가 이커머스 점유율 3위 이베이를 잡고 온라인 시장에서 도약할지 관심이 모아지는 가운데, 본입찰에 참여하지 않은 홈플러스 최대주주 MBK파트너스의 막판 참전 여부도 변수다.
최대 2조원의 몸값이 거론됐던 요기요는 이베이 인수전의 후속 딜 성격으로 주목받으며 오는 17일 본입찰을 앞두고 있다. 예비입찰에 신세계와 MBK파트너스 등 이베이 원매자가 참여했고, 어피너티에쿼티파트너스, 베인캐피탈, 퍼미라 등 글로벌 PE도 관심을 보였다.
▶패션·웹툰·구인구직 등…플랫폼 업종도 다양= 다채로운 시장을 겨냥한 플랫폼 기업들도 시장의 각광을 받았다.
IMM PE는 온라인 여성 패션 플랫폼 W컨셉을 신세계그룹 SSG닷컴에 2700여억원에 매각했고, 카카오는 역시 온라인 쇼핑몰 지그재그를 운영하는 크로키닷컴을 기업가치 1조원을 평가해 전격 인수했다. 코로나19 영향으로 비대면·온라인 쇼핑 수요가 오프라인을 압도하면서 빠르게 관련 시장을 선점하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콘텐츠 플랫폼 딜도 활기를 띠었다. 네이버와 카카오가 앞다퉈 전세계 알짜 웹툰·웹소설 브랜드를 인수하면서 IP(지적재산권) 확보 전쟁이 불붙으면서다. 네이버는 글로벌 웹소설 브랜드 왓패드를 인수한 데 이어 국내 웹소설 플랫폼 문피아 인수를 타진하고 있다. 카카오는 북미 웹툰 플랫폼 타파스와 웹소설 플랫폼 래디쉬를 인수했다.
온라인 구인구직 플랫폼 잡코리아도 시장의 높은 평가를 받고 새 주인을 찾았다. 어피너티에쿼티파트너스가 9000억원에 인수, 인공지능(AI)과 빅데이터 기업으로 플랫폼 확장을 꾀하고 있다.
▶전통 제조업 딜도 활발, 구조조정 M&A는 주춤= 알짜 제조업체들도 ‘무형’의 플랫폼 업체들 사이 눈에 띄었다. 두산인프라코어는 현대중공업그룹에 새 둥지를 틀었고, IMM PE에서 매각된 대한전선은 호반산업을 새 주인으로 맞았다. 소수지분을 매각한 SK루브리컨츠 프리IPO 딜은 IMM PE에게 돌아갔다.
반면 지난해 주목받던 구조조정 M&A는 상대적으로 위축됐던 상반기였다. 성장 산업에만 자본이 쏠려 딜 시장 양극화도 우려된다. 대표적인 매물인 이스타항공과 쌍용자동차가 법정관리 중 회생 M&A에 나섰지만 쌍용차 매각은 지지부진한 상황이다.
한 구조조정 딜 전문가는 “지난해 금융당국의 이자 상환 유예 조치가 올해까지 이어지면서 상반기 쯤 활발해질 것으로 보였던 구조조정 매물들이 크게 나오지 않고 있다”며 “구조조정 투자가 활발하게 이뤄져야 좀비기업 양산을 막을 수 있지만 현재 시장 분위기에서 어려움을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이세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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