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테크 첫 보험사 예비인가

미니보험 기반으로 영역확장

하반기 페이·뱅크 모두 IPO

추정가치 35조…국내 최대

기존 금융사들 반격 전망

카카오가 은행, 간편결제, 증권에 이어 보험업에도 정식 진출했다. 카카오뱅크는 이미 기존 은행지주를 넘어설 정도의 기업가치를 인정받고 있다. 증권에 이어 보험에서까지 자리를 잡게 되면 은행과 비은행을 모두 아우르는 종합금융그룹의 면모를 갖추게 된다.

카카오페이는 9일 핀테크 기업으로는 처음으로 디지털보험사 설립 예비허가를 받았다. 자본금은 1000억원은 카카오페이와 카카오가 각각 60%, 40%씩 냈다. 카카오페이는 하반기에 본인가를 신청한 후 연내 최종 허가를 받을 계획이다. 본격적인 영업은 내년께 가능할 전망이다.

디지털보험사는 수입보험료의 90% 이상을 전화, 인터넷 등 비대면으로 모집해야 한다. 금융위원회에 제출한 사업계획을 보면 저렴한 보험료로 실생활에 필요한 보장을 제공하는 미니보험 상품 등이 주력이다. 미니보험으로 기반을 다진 뒤 자동차보험과 장기보험으로 확대한다는 게 카카오페이의 구상이다.

보험업계는 카카오가 단기간에 기존 업계를 위협하긴 어렵다고 본다. 하지만 고객과의 접점을 활용해 혁신적인 상품을 내놓게 되면 중장기적으로는 시장 판도를 바꿀 수 있을 것으로 경계한다.

보험사 관계자는 “올 것이 결국 왔다는 분위기”라며 “구독경제 같은 형식으로 보험을 판매할지, 어떤 특화된 상품을 내놓을 지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기존 금융사들이 카카오를 두려워 하는 이유는 폭넓은 고객층과 손쉬운 고객 접점 때문이다. 2014년 간편결제 서비스로 출발해 3년 뒤 분사한 카카오페이는 가입자가 4월 기준 3600만 명이다. 국내 만 15세 이상 인구가 4503만 임을 감안하면 인구의 약 80%가 카카오페이를 이용하는 셈이다.

막대한 가입자를 바탕으로 한 사업 확장 속도는 무서울 정도다. 2017년 문을 연 카카오뱅크는 출범 5년 만에 가입자 1400만 명, 수신(예금) 23조원, 여신(대출) 20조원 규모로 성장했다. 지난해 3월 출시된 카카오페이 증권 계좌는 400만개를 돌파했다.

여기에 올해 4분기부터는 후불결제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신용카드업에도 발을 뻗는다. 그동안 발목이 잡혔던 마이데이터 사업 역시 예비 심사를 통과해 본허가를 신청했다.

카카오페이는 2019년 보험 플랫폼인 인바이유(GA)를 인수해 간편보험을 운영한 경험을 갖고 있어 보험산업에서도 문외한이 아니다. 자산운용사만 추가하면 명실상부한 종합 금융사가 된다.

하반기 카카오뱅크와 카카오페이가 상장을 추진하면 자본력까지 강화돼 성장세에 가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현재 시장에서 추정하는 기업가치는 카카오뱅크가 최소 20조원, 카카오페이는 최대 15조원 등 35조원이 넘는다. 현실화된다면 KB금융(23조원). 신한지주(21조원)은 물론 삼성 금융부문(약 34조원)까지 넘어서는 국내 최대 금융그룹이 될 수 있다.

한희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