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냉전 이후 사회변화에 부응해 부산의 평화 가치 확장 필요
평화·산업 공공외교, 평화·ODA, 국제 평화행사 개최 등 제시
[헤럴드경제(부산)=윤정희 기자] 부산이 ‘평화도시’로 자리매김 하기 위해서는 탈냉전 이후 사회변동 등을 반영한 평화의 가치 확장과 함께 평화·산업 공공외교, 평화·ODA, 국제평화 행사 개최 등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제시됐다.
부산연구원은 15일 이와 같은 내용이 담긴 BDI 정책포커스 ‘호국보훈의 달 6월, 평화도시 부산의 과제’라는 보고서를 발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탈냉전 이후 국제사회에서 평화와 안보의 개념은 단순히 전쟁이 없는 상태를 넘어 ‘평화롭고 정의로우며 포용적인 사회’를 만들어 ‘개개인의 삶의 질을 확보하고 두려움과 결핍으로부터 보호하는’ 방향으로 변화하고 있다.
이러한 변화는 프랑스 파리의 2005, 2017년 도시 폭동, 2011년 영국 런던, 2020년 미국 흑인 폭동 등이 이주민에 대한 차별, 인종 갈등, 경제적 불평등 등의 요인이 원인의 하나로 작용했기 때문이다.
보고서에 따르면 이런 관점에서 보면 부산시는 인구 유출, 고령화, 기후위기, 다문화사회 진입, 주력산업 쇠퇴, 코로나19 대유행 등에 따라 시민 삶의 평화가 위협받고 있다. 부산 시민은 핵심 제조업 불황, 인구 감소 및 고령화, 코로나19 장기 유행에 따른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교육, 보건의료, 고용·일자리에서 불평등이 있다고 인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평화’ 가치의 확장을 통해 안전하고 포용적인 도시 경영을 모색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보고서를 작성한 권태상 연구위원은 “경기도, 제주도, 광주시 등 전국의 많은 도시가 평화도시를 위한 정책을 펼치고 있다”고 말했다.
경기도는 DMZ를 활용해 분단의 상징을 평화의 상징으로 전환하기 위한 국제 이벤트를 활용하고 다문화, 탈북자 등에 대한 인권정책을 강화하는 평화도시 정책을 추진 중이다. 제주도는 4.3사건이라는 역사적 상처를 회복하는 과정에서 평화의 가치와 국제자유도시 발전 전략을 결합해 ‘평화의 섬’을 구상하고 평화도시로 나아가고 있다. 광주시도 5.18광주 민주화 운동의 역사적 기록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하고 국제적 인권·민주주의·평화도시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권 연구위원은 “부산도 포용과 연대의 가치를 품은 피란수도 유산과 희생과 평화의 가치를 품은 UN기념공원, 상생과 협력의 가치를 품은 부산형 ODA 등의 자산을 활용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피란수도 유적은 평화 지향과 인류애의 가치를 보여주는 사례로 현재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등재 준비를 하고 있다. UN기념공원은 동아시아 신생국 참전 군인들을 추모하고 세계평화를 향한 염원을 보여주는 공간이다. 부산형 ODA는 70여 년 전 대한민국을 향한 전 세계의 지원을 처음으로 받던 항구도시 부산이 전쟁의 참화를 딛고 이제는 세계 인류와 공생하기 위해 원조를 제공하고 협력하는 모범사례로 평가된다.
권 연구위원은 부산의 평화도시 추진을 위해 3가지 자원을 활용해 제주도 ‘평화산업’ 전략을 벤치마킹해 평화 도시외교정책과 통상정책을 결합한 ‘평화·산업 공공외교’를 제시했다.
또 “부산의 ODA사업은 주로 자매도시와 우호협력도시를 대상으로 추진 중인데 한국전 참전국 중 부산과 도시외교관계를 맺지 않은 에티오피아, 콜롬비아와 도시외교관계를 수립하고 평화의 가치를 담은 ODA사업 추진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평화도시를 지향하는 도시들이 국제 평화도시 이미지 구축을 위해 ‘제주포럼’, ‘DMZ포럼’ 등을 마련하는 것처럼 부산도 피란수도 유산, 신북방 및 신남방 정책, 포용성 및 지속가능 도시 구축, 남북협력 등의 가치를 망라한 국제학술회의, 문화행사 기획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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