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업체 단속 완화 공동입장문 발표

부정 여론 빗발…업계 전반 비난 화살

SPMA “업계 공식 입장 아니다” 선긋기

헬멧 비치해 착용 유도 대응 노력 안간힘

공유 전동킥보드 업계가 헬멧 착용 단속을 놓고 여론의 뭇매를 맞고 있다. 일부 업체들이 국토교통부, 경찰청, 지자체에 헬멧 규제를 완화해달라며 입장문을 발표한데 따른 것이다.

공유킥보드 업계는 안전성 논란과 사고 위험, 무질서한 주차 등으로 여론의 곱지않은 시선을 받고 있다. 이런 가운데 헬멧 착용 의무화를 추진하고 있는 정부 시책에 역행하는 모습으로 비춰지며, 입장문에 참여하지 않은 대다수 업체들까지 난감해하는 모습이다.

최근 라임코리아, 머케인메이트, 스윙, 윈드, 하이킥 등 5개 공유 전동킥보드 업체는 입장문을 통해 헬멧 미착용시 범칙금을 부과하는 단속 규제를 완화해달라며 공동 입장문을 발표했다. 이들은 자전거 도로나 차량이 없는 곳을 이동할 때는 헬멧 과태료 부과 단속에서 제외해 줄 것을 당국에 요청했다. 단속 제외 요청과 함께 법정 최고속도를 20km/h로 낮추고, 유동인구가 많은 곳에서는 15km/h 이하로 달릴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도 덧붙였다.

공유 전동킥보드의 헬멧 미착용 단속이 시작된 가운데, 시민들이 킥보드를 이용하고 있다. [사진=박해묵 기자]
공유 전동킥보드의 헬멧 미착용 단속이 시작된 가운데, 시민들이 킥보드를 이용하고 있다. [사진=박해묵 기자]

5개사의 이같은 주장은 공유 킥보드를 부정적으로 보는 여론에 기름을 끼얹었다. 전동 킥보드에 있어 헬멧은 안전을 담보하는 최소한의 수단이며, 속도제한 이외에 업체들이 안전사고 예방과 올바른 주행문화 확산에 기울이는 별다른 노력이 보이지 않다는 지적이다.

이같은 비판 여론이 확산되자 업계는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일부 업체의 섣부른 규제 완화 요구로 관련 업계 전반으로 비판의 화살이 쏟아지고 있다는 것.

국내 13개 공유 전동킥보드 사업자들이 소속된 퍼스널모빌리티산업협의회(SPMA) 역시 난감한 표정이다.

SPMA 관계자는 “공동 입장문을 낸 5개 업체가 업계 전체의 입장을 대변하는 건 아니다. 참여 업체 숫자나 규모도 대표성을 갖기는 어렵다”라며 “여론이 이걸 업계의 공식 입장인 것처럼 여기는 것으로 와전되며 오해를 사고 있어 안타깝다”며 선을 그었다. 실제로 입장문을 발표한 5개 업체 가운데, 라임과 머케인메이트는 SPMA에 소속되지 않은 비회원사다.

입장 발표에 참여하지 않은 대다수 업체들도 속이 끓기는 마찬가지다. 5개 업체들의 입장문이 업계가 속도 하향을 조건으로 단속을 하지 말아달라는 식으로 비춰지며 정부 당국과 여론을 자극하는 최악의 결과로 이어졌다며 분통을 터뜨리고 있다. 가뜩이나 헬멧 미착용 단속 이후 공유 킥보드 이용자 수가 50~70% 감소하는 위기 상황에서 부정적 여론만 부추기는 꼴이 됐다는 것이다.

공유 킥보드 업계는 SPMA를 중심으로 단속 규제에 공동 대응하기 위해 다양한 방법을 모색하고 있다. 그 일환으로 SPMA 소속 모든 업체들은 운행 중인 모든 기기에 헬멧을 비치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착용까지 강제할 순 없지만, 최소한 헬멧이 없어 이용을 포기하는 상황은 막아보자는 취지다.

SPMA 가입 업체 관계자는 “일부 업체들이 성급하게 입장을 발표한 게 업체 전체로서는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 일이었다”며 “SPMA 소속 업체들이 규제에 공동 대응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데, 여기에 찬물을 끼얹은 것”이라고 토로했다.

유재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