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 = 서병기 선임기자]임성한 작가가 ‘피비’(Phoebe)라는 필명으로 돌아왔다. 이번에는 시즌제 드라마다. 지난 3월 종영한 TV CHOSUN 주말미니시리즈 ‘결혼작사 이혼작곡’과 지난 12일 막을 올린 ‘결혼작사 이혼작곡2’는 ‘압구정 백야’(2015), ‘오로라 공주’(2013), ‘신기생뎐’(2011), ‘하늘이시여’(2005) 등 임성한 작가의 전작들보다는 자극성과 막장성이 크게 줄어들었다.

개그프로그램 ‘웃찾사’를 보다가 심장마비로 사망하거나, 눈에서 레이저빔을 쏘는 장면과 같은 황당한 상황은 거의 없다.

‘결혼작사 이혼작곡2’(극본 피비/연출 유정준, 이승훈/제작 하이그라운드, ㈜지담 미디어, 초록뱀 미디어)는 잘나가는 30대, 40대, 50대 매력적인 세 명의 여주인공에게 닥친 상상도 못 했던 불행에 관한 이야기, 진실한 사랑을 찾는 부부들의 불협화음을 다루고 있다. 제작진은 “‘불륜’이라는 통속적인 소재를 관념을 비트는 색다른 시선으로 풀어내 눈을 뗄 수 없는 몰입감을 이끌고 있다”고 홍보하지만, 아직은 큰 의미를 부여할 수 없는 불륜드라마다.

‘결사곡2’는 불륜을 행하는 주체들의 시점으로 이야기를 전개함으로써 막장적이기보다는 훨씬 더 과감해졌다는 느낌을 받는다. 죄의식 없는 불륜은 옛날 드라마(신파멜로)의 현대판 버전을 보는듯하다. 물론 후반으로 접어들면 권선징악적 태도를 보일지는 몰라도, 적어도 초반부는 그런 분위기다. 이는 중년층을 주시청자로 삼는 TV CHOSUN의 성공적인 타깃 공략법으로 보인다. 궁금증 유발로도 효과가 있다. 그래서인지 2회 시청률이 5%를 넘어섰다.

‘결사곡2’에는 임성한 작가만의 차별화된 색채가 있다. 그 첫번째는 귀신의 등장이다. 임성한 작가는 ‘결사곡’ 시리즈를 미니시리즈 틀에서도 다채로운 연령대의 이야기를 풀어놓을 수 있음을 증명했다. 행복과 불행, 삶과 죽음마저도 한 끗 차이임을 밝히는 운명론적 대사로 모든 연령을 관통하는 이야기를 담아내고 있다.

‘결사곡1’ 4회에서 아내 김동미(김보연)의 방치로 인해 죽었던 남편 신기림(노주현)이 시즌2에서 혼령으로 등장, 김동미 집에 찾아가는 장면이 펼쳐지면서, 생과 사를 뛰어넘는 갈등을 선사하게 될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공포영화에 버금가는 수준이다.

‘예측 불가 상상’도 임성한 작가의 전매특허다. ‘상상 장면’은 임 작가의 작품에 빠짐없이 등장하는 요소로 ‘결사곡2’에서는 극의 문을 여는 장치로 활용되며 톡톡히 그 역할을 해냈다. 사현(성훈)이 불륜녀 송원(이민영)과 테킬라 키스를 하다 상대가 아내 부혜령(이가령)으로 바뀌고, 부혜령이 불을 뿜는 기막힌 꿈은 판사현-송원-부혜령의 불타오를 갈등을 암시한 것.

더불어 남편 신유신(이태곤)과 달콤한 잠을 자던 사피영(박주미)이 수영장에서 직장동료 서반(문성호)과 키스하는 꿈을 꾸며 시청자들에게 여러 추측을 야기시키며 흥미를 높이고 있다. 인간의 저 밑바닥 심리까지 날 것으로 드러내는 심리극의 달인 임성한 작가가 전하는 예측 불가 상상 장면들이 ‘결사곡2’를 어디서도 본 적 없는 특이한 드라마로 완성 시키고 있다.

세번째 임성한 작가의 특징은 반려견 애착이다. 반려견 인구 1천만 시대 이전부터 임 작가의 반려견 사랑은 여러 작품에서 드러났다. ‘아현동 마님’의 설국이, ‘신기생뎐’의 안드레, ‘압구정백야’의 떡대 등이 주요 장면에서 극을 하드캐리 했다.

이번 ‘결사곡2’에서도 시즌1 때처럼 강아지 동미가 연속 출연해 판문호(김응수), 소예정(이종남)과 환상 호흡을 자랑하며 맹활약한다.

특히 판문호가 강아지 동미에게 불경을 들려주며 “동미먀 잘 듣구 영혼에 새겨” , “내 생엔 사람 몸 받아야지”라고 발언하는 장면은 반려견 동미에 대한 남다른 애착을 강조하며 극 안에 또 다른 재미를 탄생시킨다.

사람의 친구로 자리 잡은 반려견은 영특한 행동으로 감동을 안기기도 하고, 귀신이나 영혼을 본다는 설이 있을 정도로 순수한 영혼을 갖고있는 만큼 ‘결사곡2’에서 어떤 활약을 펼칠지 관심이 모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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