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묵은 항공기 보조금 분쟁 ‘휴전’ 합의

무역·기술협의회 설치해 반도체·AI·기후변화 협력

중국 인권·홍콩·남중국해·대만해협 문제 언급

러시아 위협 공조 약속…“독재자들의 노력에 저항”

(왼쪽부터) 유럽연합(EU) 행정부 수반 격인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집행위원장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EU를 대외적으로 대표하는 샤를 미셸 EU 정상회의 상임의장이 15일(현지시간) EU-미국 정상회의가 개최된 벨기에 브뤼셀 EU 본부에 도착해 함께 걷고 있다. [로이터]
(왼쪽부터) 유럽연합(EU) 행정부 수반 격인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집행위원장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EU를 대외적으로 대표하는 샤를 미셸 EU 정상회의 상임의장이 15일(현지시간) EU-미국 정상회의가 개최된 벨기에 브뤼셀 EU 본부에 도착해 함께 걷고 있다. [로이터]

[헤럴드경제=신동윤 기자] 취임 이후 첫 유럽 순방에서 약화된 ‘대서양 동맹’ 재건을 목표로 세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 시기 고조됐던 유럽연합(EU)과의 ‘무역 전쟁’에 마침표를 찍고 대중 견제를 위한 협력 강화에 나섰다.

바이든 대통령과 EU 행정부 수반 격인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집행위원장, EU를 대외적으로 대표하는 샤를 미셸 EU 정상회의 상임의장은 15일(현지시간) 벨기에 브뤼셀에서 EU-미국 정상회의를 가졌다.

양측은 이날 2004년부터 17년에 걸쳐 지속된 미국 항공기 제조사 보잉과 유럽의 에어버스에 대한 보조금을 둘러싼 분쟁을 해결하기 위해 양측이 앞서 상호 부과한 보복 관세 적용을 5년간 유예하는 데 합의했다.

정상회담 뒤 발표한 공동 성명을 통해서는 상호 무역·투자 관계를 성장시키고 무역 부문에서 불필요한 기술적 장벽을 피하며, 기술 협력을 강화하기 위해 고위급 EU-미국 무역·기술협의회(TTC)를 설치할 것이란 점도 밝혔다.

양측은 “반도체에서 국제 공급망의 균형을 다시 맞추는 데 대한 EU-미국 파트너십을 구축할 것”이라며 “이는 EU와 미국이 각각 강력한 반도체를 생산하고 설계하는 능력과 안정된 공급력을 향상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밖에도 양측은 인공지능(AI), 기후변화에 대비하기 위한 녹색 기술 등 미래 산업에 대한 기술 표준을 만드는 데 협력하기로 했다.

15일(현지시간) 벨기에 브뤼셀에 위치한 유럽연합(EU) 본부에서 조 바이든(오른쪽 첫번째) 미국 대통령과 EU 행정부 수반 격인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왼쪽 두 번째) 집행위원장, EU를 대외적으로 대표하는 샤를 미셸(왼쪽 세번째) EU 정상회의 상임의장이 회담을 하고 있다. [EPA]
15일(현지시간) 벨기에 브뤼셀에 위치한 유럽연합(EU) 본부에서 조 바이든(오른쪽 첫번째) 미국 대통령과 EU 행정부 수반 격인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왼쪽 두 번째) 집행위원장, EU를 대외적으로 대표하는 샤를 미셸(왼쪽 세번째) EU 정상회의 상임의장이 회담을 하고 있다. [EPA]

미국과 EU는 급부상 중인 중국을 견제하기 위해 협력할 것이란 점도 분명히 했다.

양측은 공동 성명에서 “경쟁과 체제 경쟁, 협력의 요소를 모두 포함하고 있다”며 “중국과 관련된 전 영역의 문제에 대해 긴밀히 협의하고 협력할 것”이라고 했다.

특히 “신장(新疆)·티베트에서의 인권 침해를 비롯해 홍콩 내 자치, 민주적 절차 쇠퇴, 경제적 강압, 허위정보 유포 활동, 지역 안보 문제 등 (중국에 대한) 공동의 우려에 대해 계속해서 조율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들은 또한 “동·남중국해 상황을 심각하게 우려하며, 현재 상태를 바꾸고 긴장을 높이려는 어떤 일방적인 시도에도 강력히 반대한다”며 “국제법을 존중하려는 자세가 중요하다. 대만해협의 평화와 안전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양안(兩岸·중국과 대만) 문제의 평화적 해결을 권한다”고 강조했다.

다만, 기후변화와 특정 지역 문제 등에서는 중국과 협력할 가능성도 열어뒀다.

당초 대중 공세와 거리두기에 나서던 EU를 대중 공조 강화의 일원으로 끌어들인 것은 바이든 대통령에겐 외교적 성과로 평가된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15일(현지시간)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유럽연합(EU)-미국 정상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로이터]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15일(현지시간)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유럽연합(EU)-미국 정상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로이터]

최근 활발한 군사적 움직임으로 유럽의 안보에 위협을 가하고 있는 러시아를 견제하기 위해 미국과 EU가 협력할 것이란 점도 약속했다.

러시아와 관련해 양측은 접근법에서 단합돼 있다면서 “부정적인 행위와 유해한 활동의 반복적인 양식에 단호하게 대응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히고 러시아에 시민사회, 야권, 독립 언론에 대한 탄압을 중단하고 모든 정치범을 석방하라고 촉구했다.

이들은 “전 세계 모든 형태의 권위주의를 거부하며 그들의 규칙을 보호하고 이익에 기여하면서 자유 민주주의를 약화하는 환경을 만들려는 독재자들(autocrats)의 노력에 저항한다”면서 “공통의 외교 정책과 안보 목표를 추구하기 위해 제재 사용에 있어 협력을 강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