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돌풍에 ‘정권재창출’ 위기감

탄핵 지지 2030, 공정에 등 돌려

‘꼰대정당’ 우려...신세대 유입 절실

“촛불연합(진보+중도 연합) 깨졌다.”

더불어민주당이 외부 기관에 의뢰해 지난 4·7 재보선 결과 보고서에는 참패 원인을 이같이 분석했다. 보고서는 “문재인 대통령을 떠받치던 중도+진보연합이 깨졌다”면서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정국 이후 민주당 우위의 정치연합이 지난해 총선을 끝으로 사실상 해체된 것으로 봤다. 민주당 이탈 현상은 2030에서 가장 두드러졌다. 불과 4년 전에는 박 전 대통령 탄핵과 문재인 당시 민주당 후보를 당선시킨 주역이다. 이슈에 따라 자기 목소리를 낼 뿐, 특정 정당이나 인물을 지지하지 않는 ‘중도’라는 사실을 여실히 보여준다는 것이 정치권의 이야기다.

86그룹과 50~70대 대권주자들이 당 간판인 민주당에서는 새로운 세대의 유입이 적고 핵심 지지층 연령대만 높아가고 있어 고민이다. “꼰대정당” 이미지 고착화를 우려하는 민주당이 ‘이준석 돌풍’을 바라보는 시선이 복잡한 이유이기도 하다. 공식적으로는 “보수의 변화가 반갑다”며 환영 일색이지만, 내부적으로는 정권재창출이 만만치 않을 수 있다는 위기감이 팽배하다. 국민의힘이 이 대표의 역동성이 더해지며 젊은 유권자들의 이목을 끄는 게 사실이기 때문이다.

아울러 지난 재보궐선거에서 국민의힘의 압승에는 20대의 공이 컸다는 분석이다. 상대적으로 진보 성향을 띄던 젊은 세대가 공정성을 문제 삼아 민주당에 등을 돌린 영향이라는 것이다. 다만 40대 남성은 여당을 향한 변함 없는 지지 의사를 다시 한번 보여주고 있다. 민주당은 당시 선거에서 전 연령대에서 유일하게 40대 남성에서만 과반 표를 받았다.

민주당 시울시당이 최근 당 의원들에게 전달한 포커스 그룹인터뷰(FGI) 결과보고서에는 재보선 참패 원인과 차기 대선 생존조건에 대한 민주당 2030 이탈층의 생생한 목소리가 담겼다. “그들만의 리그” “현 정권의 위선” 등 꼬집은 이들은 ‘조국 사태’와 ‘부동산’ 문제, ‘한국토지주택공사(LH) 사태’ 등이 민주당을 이탈한 결정적인 이유다. 이들이 본 민주당의 이미지는 “진보를 추구하지만 독단적이며, 말만 잘하고 겉과 속이 다른, 성과 없는 무능한 40~50대 남성”이다.

전문가들 역시 ‘촛불’로 하나됐던 세대가 ‘공정’으로 갈렸다고 분석한다. 리얼미터가 지난 14일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민주당 지지도는 29%였다. 20대는 23.2%, 30대는 39%의 지지를 보냈다. 2017년 5월 4주차 당시 민주당 지지도가 최고인 56.7%에 달했을때 20대와 30대가 각각 65.5%, 71%를 기록했다.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의 홈페이지 참조) 2030이 촛불정국과 문재인 정부 탄생에서 압도적 지지를 보냈지만, 공정 이슈와 내로남불 논란에 휘말리면서 등을 돌렸다는 거시다. 이재묵 한국외대 교수는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때는 공교롭게 선악으로 나뉘어, 폭발적인 촛불혁명 나타난 것”이라며 “촛불연합이 깨졌다는 것은, 그 선악을 가르는 이분법에 더이상 공감하지 않는다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 교수는 “민주당 주류 그룹들과 핵심 지지층 등은 본인의 생각을 다른 사람들에게 강요하는 경향이 있다”며 “정치는 결국 생각 다른 사람 모아서, 간극을 줄이면서 합의를 도출하는 것인데, 협치가 잘 안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강문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