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의회, 서울런·안심워치 예산 전액 삭감
‘정부 정책과 중복’ 이유로 민주당 장악 시의회가 반대
예결위 수정안서 일부 통과 가능할까
[헤럴드경제=김유진 기자] 오세훈 서울시장이 역점을 둬 추진하려던 시 주요 사업이 서울시의회 문턱을 넘지 못할 가능성이 커졌다. ‘광화문광장 재구조화’ 유지, 유치원 무상급식 수용 등 취임 뒤 줄곧 시의회와 협치해 온 오 시장의 추후 대처와 행보에 이목이 집중된다.
23일 서울특별시의회 행정자치위원회(이하 행자위)는 2021년도 제1회 추가경정예산 중 평생교육국 소관 서울형 교육 플랫폼 ‘(가칭)서울 런’ 구축 사업과 ‘학력격차 없는 맞춤형 온라인콘텐츠 지원’ 사업을 전액 삭감했다고 밝혔다.
서울형 교육 플랫폼 ‘(가칭)서울 런’ 구축 사업은 지역이나 소득 수준에 관계없이 교육을 제공하기 위해 교육플랫폼을 구축하는 신규 사업으로, 18억 3500만원 규모다. 학력격차 없는 맞춤형 온라인콘텐츠 지원은 저소득층 청소년이 교육 받을 수 있도록 교육플랫폼과 교육콘텐츠를 제공하는 신규 사업으로, 40억원 규모로 제출됐다.
전날 열린 행자위에선 사업의 목적과 취지, 필요성, 예산규모의 적정성, 추진방법의 효율성, 사업의 효과성, 사업목적 달성 가능성 등을 검토했다. 사업 준비가 미흡한 것으로 판단하고 사업예산을 삭감하는 것으로 의견을 모았다.
행자위에선 “올 8월부터 시작되는 사업임에도 불구하고, 멘토링을 위한 멘토 모집계획은 미수립 상태이며, 멘토단을 운영하기 위한 예산도 미편성 상태로 세밀한 계획에 따른 사업추진인지 여부”에 대한 의문과 함께 “동종유사 사업들과 실질적인 차별성이 있는 지”, “이에 대한 시스템의 개발 계획도 미수립 상태로 의욕만으로 사업을 추진하는 것 같다”는 등 부정적인 의견이 주를 이뤘다.
또한 ‘서울시 평생교육포탈’이라는 기존에 유사한 교육플랫폼을 두고 새로운 교육플랫폼을 구축하는 것에 대한 기능의 중복성 여부, 민간 온라인학원 중 특정 소수의 강의를 수강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교육바우처의 제공보다 효율적인지 여부 등에 관해 의원들의 질문이 쏟아졌다.
“최소한 사업을 추진할 수 있는 예산의 편성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있었지만 소수에 그쳤다.
실제로 서울런 사업은 교육청이나 EBS 프로그램과 중복된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교육청 권한을 침범한다는 지적까지 나온 상황이다. 이에 대해 지난 21일 언론간담회에서 이창근 서울시 대변인은 “EBS에 빠진 멘토링 부분을 서울시는 인공지능 교사부터 메타버스, 블록체인 등 모든 것을 충족하는 맞춤형을 추구한다”며 “교육청 소관 업무는 학교 정규교과까지고 방과 후는 지방자치단체가 책임져야 하며 평생교육도 필요하다”고 항변했다.
행자위 심의 내용은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서 수정될 수 있지만 수정안을 다시 만든다한들 다시 해당 행자위 동의가 필요해 민주당이 장악한 시의회의 장벽을 넘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현재 시의회 110명 중 101명이 민주당 소속이다.
이 밖에 서울형 헬스케어 시스템 구축 사업 역시 보건복지부 모바일 헬스케어 사업과 중복된다는 비판 속에 예산이 전액 삭감됐다. 해당 사업은 20~64세 서울시민 5만명에게 서울안심워치를 보급하고 맞춤형 건강관리 서비스를 제공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시의회 등에 따르면 해당 사업은 사업 시행의 근거가 되는 법령이 없어 절차적 문제가 있다는 이유로 전액 삭감됐다.
일각에선 예결위에서 상임위로 수정안을 보낼 경우 전액 삭감까지는 피할 수 있지 않겠냐는 관측도 나온다. 각 사업의 예산 규모가 크지 않다는 점에서 일부 액수라도 통과되는 상황에 대한 기대감은 남아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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