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철거참사, 쿠팡사고…‘중대재해법’ 구멍 숭숭
건설현장 시민재해도 대상 포함 정치권 개정 움직임
“안전·보건 확보 조치대상 ‘그밖의 사람’ 포함해야”
[헤럴드경제=김대우 기자] 산재 발생 시 사업주에게 책임을 묻는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시행이 반년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중대재해가 발생해도 책임자를 처벌할 수 없는 사각지대가 속속 드러나면서 법 시행을 하기도 전에 개정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25일 노동계와 정치권에 따르면 9명의 목숨을 앗아 간 지난 9일 광주 철거현장 붕괴 사고와 같은 참사가 재발해도 중대재해처벌법으로는 책임자를 처벌할 수 없다는 점이 확인되면서 제도개선 목소리가 거세지고 있다.
중대재해법은 노동자가 다치거나 사망하는 산재가 발생하면 안전조치를 소홀히 한 사업주나 경영책임자에게 1년 이상의 징역형 처벌을 내리도록 한 법안이다. 또 징벌적 책임으로 기업은 10억원 이하의 벌금을 내야 한다. 근로자 50인 이상 사업장에는 내년 1월부터 적용되지만, 50명 미만 사업장은 적용이 3년간 유예돼 2024년부터 시행된다. 중대재해가 집중적으로 발생하고 있는 5명 미만 소규모 사업장은 법 적용에서 제외됐다.
산업계의 충격을 줄이기 위해 1년이란 적용 유예기간을 뒀지만 배달원 과로사 논란이 이어지고 있는 쿠팡의 김범석 의장이 이천 물류창고 화재사고 직후 사임하는가 하면, 사업장 인근 시민재해에는 적용되지 않는 등 허점을 노출하고 있다. 또한 법 적용에 관해 경제단체와의 시각차도 아직 존재해 사회적 합의가 더 필요한 상황이다. 경제단체들은 계속 보완 입법을 요구하고 있다.
정치권에서는 광주 철거현장 붕괴 참사를 계기로 중대재해법의 사각지대 해소를 위한 법개정이 추진되고 있다. 민주당 산재예방TF단장인 김영배 의원은 건축물 해체공사로 인한 재해를 중대재해에 포함하는 내용의 중대재해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개정안이 통과되면 건설 현장의 안전관리와 유해위험 방지조치를 하지 않아 1명 이상의 일반 시민이 사망한 경우 사업주 등에게 1년 이상의 징역 또는 10억 원 이하의 벌금형을 부과한다.
강은미 정의당 의원도 “현재로선 시민재해는 대중시설 이용에만 한정돼 있기 때문에 중대재해법이 시행되더라도 빠져나갈 구멍이 있다”며 “늦어도 7월 중에는 중대재해법 개정안을 발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개정안에는 ▷근로자 5인 미만 사업장 규제 ▷50인 미만 사업장 유예 기간(3년) 철폐 ▷전년도 매출액 10% 벌금 ▷공무원 직무유기 처벌 등이 담긴다.
전문가들은 중대재해법의 실효성을 담보하기 위해서는 적용범위를 넓혀야 한다고 지적한다. 권영국 민변 변호사는“중대산업재해에서 사업주 또는 경영책임자의 의무인 안전·보건 확보 조치 대상에 ‘사업 또는 사업장 종사자’뿐 아니라 ‘이용자’와 ‘그 밖의 사람’을 포함해야 건물 철거 사고의 사업주 또는 경영책임자를 처벌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위험작업에 대한 2인1조 인력과 예산 확보, 과로사 방지를 위한 적정 인력과 예산 확보는 물론, 유해·위험 방지 시설을 위한 예산 확보, 하청·특고 등 종사자 전체의 재해예방에 필요한 인력과 예산 확보 등의 내용을 시행령에 명시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dewkim@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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