잭 나클라우스가 1986년 마스터스 우승 때 사용한 아이언. 맥그리거의 제품이다.
잭 나클라우스가 1986년 마스터스 우승 때 사용한 아이언. 맥그리거의 제품이다.

19세기 말부터 스코트랜드에서 귀족 계층의 전유물이었던 골프가 점점 대중화 되자 골프 장비 산업이 급속하게 성장했고 골프채를 생산하는 업체들도 경쟁적으로 나타났다.원조 명품 톰 스튜어트 (Tom Stewart)드라이버 등 우드 클럽보다 아이언에서 유명 브랜드가 나타났는데 당시 최고로 인정 받는 브랜드는 톰 스튜어트( Tom Stewart)였다. 세인트 앤드루스에서 아이언을 생산한 톰 스튜어트는 톰 모리스 등 다른 유명 브랜드들에게도 헤드를 공급해 주었다. 미국에 골프가 전파되기 시작하면서 미국 골퍼들도 스코틀랜드에서 수입된 골프 세트를 사야 했는데 가장 가지고 싶은 브랜드는 역시 톰 스튜어트였다. 미국에서 직접 생산된 브랜드들이 나타났지만, 1930년 바비 존스가 그랜드 슬램을 달성할 때 사용했던 클럽이 아직도 톰 스튜어트였던 것으로 보아 미국의 아이언은 영국산을 따라가지 못한다는 인식이 있었다. 하지만 톰 스튜어트는 미국 브랜드에 최고의 자리를 빼앗기고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미국에서는 1895년 USGA가 설립되고 본격적으로 골프가 보급되면서 빅 3 라고 불릴만한 골프채 브랜드가 나타나는데 그들은 스팔딩(SPALDING) ,윌슨(WILSON), 그리고 맥그리거(MACGREGOR) 였다.스팔딩(SPALDING) 최초의 미국 토종 브랜드였던 스팔딩은 1905년부터 가장 먼저 아이언 클럽 생산을 시작했고 1910년에 이미 페어웨이 우드를 알미늄 재질로 생산했던 기술을 보유했다. 1930년에 바비 존스가 은퇴하자 그의 이름으로 아이언 세트를 공동 개발하여 큰 성공을 거두기도 했다. 그 이후 시장 경쟁에서 밀리고 경영의 실패로 골프산업에서 스팔딩 브랜드는 사라지게 되었다. 스팔딩이 보유했던 골프공 브랜드 톱 플라이트가 흔적으로 남아있을 뿐이다.윌슨 (Wilson)1911년부터 미국 선수들이 US 오픈에서 우승하자 윌슨도 골프클럽 생산에 참여했다. 1922년 20세에 US오픈과 PGA 챔피언십을 모두 우승한 진 사라센을 후원하기 시작하면서 최고의 브랜드로 인정 받기 시작했고, 샘 스니드, 아놀드 파머 등 스타 플레이어들을 계속 영입하면서 전성기를 이어갔다. 1980년대에는 PGA 투어에서 최강의 브랜드였지만 영원할 것 같았던 윌슨의 명성은 마케팅의 실수로 급속히 악화되었다. 1990년 대에 염가형 슈퍼마켓인 월마트에 박스형 세트를 저가로 공급한 것이 큰 실책이었는데, 그로 인해 저가형 클럽이라는 이미지가 생기면서 전문 골프숍과 기존 골퍼들이 외면하는 브랜드가 되어버렸다. 메이저 대회 최다승인 62승의 기록을 보유한 윌슨은 아직도 PGA 투어 선수들을 후원하면서 브랜드 가치의 회복을 위해서 노력하고 있지만 현재의 메이저 브랜드들 사이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맥그리거 (MacGregor)20세기 최고의 골프채 브랜드는 1927년부터 최초로 스틸 샤프트의 골프클럽을 생산한 맥그리거 였다. 1940년 스팔딩에서 맥그리거로 스폰서를 교체한 바이런 넬슨이 새 클럽으로 2주만에 US 오픈에서 우승하면서 맥그리거의 인기는 급상승하기 시작했다. 바이런 넬슨의 강력한 라이벌 벤 호건도 맥그리거 소속 선수였는데 두 선수의 활약에 힘입어 1940년부터 1950년 대에는 PGA 투어 선수들 중 50퍼센트 이상이 맥그리거 클럽을 사용했다. 특히 1961년 잭 니클라우스와 계약하면서 최고의 이미지를 유지할 수 있었다. 그러나 시장 지배력이 가장 강했고 50년 이상 최고의 브랜드였던 맥그리거의 명성도 영원하지 않았다. 1967년 회사가 매각되면서 내리막 길을 가기 시작했는데, 1978년에는 잭 니클라우스가 지분을 인수하여 회사를 살려 보려다가 실패했고 그 이후 여러 번 주인이 바뀌면서 결국 이름 만 존재하는 껍데기 회사가 되고 말았다. 맥그리거의 마지막 영광은 1986년 마스터스에서 우승한 잭 니클라우스가 남겨 주었다. 잭 니클라우스는 우드, 아이언, 퍼터 까지 맥그리거의 제품을 사용했는데 그 우승이 맥그리거의 마지막 메이저 우승인 59번째 우승이었다.토종 한국 브랜드오늘날 미국시장을 지배하는 골프채 브랜드들의 역사는 길지 않고, 언제 다른 브랜드가 나타나서 현재의 브랜드 자리를 차지 할지 알 수 없다. 미국은 세계 최대의 골프 시장이므로 강한 브랜드가 나타나는 것이 당연하며 제2의 시장인 일본에서도 유명 브랜드가 존재하고 있다. 한국은 시장규모로 보아 세계 3위인데 경쟁력 있는 골프채 브랜드가 없다는 사실이 이상하다. 반도체, 자동차, TV 등에서 최고 기술을 보유한 우리나라가 최고 품질의 골프채를 생산하는 것은 어렵지 않은 목표이다. 우리나라의 골퍼들이 자신 있게 선택할 수 있는 토종 브랜드가 나타나고 세계 골프채 시장에서 당당하게 경쟁하는 날이 오기를 기다린다.*골프 대디였던 필자는 미국 유학을 거쳐 골프 역사가, 대한골프협회의 국제심판, 선수 후원자, 대학 교수 등을 경험했다. 골프 역사서를 2권 저술했고 “박노승의 골프 타임리프” 라는 칼럼을 73회 동안 인기리에 연재 한 바 있으며 현재 시즌2 칼럼을 연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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