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일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장모가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사기)과 의료법 위반으로 의정부지방법원에서 징역 3년 실형 선고를 받고 구속된 이후 가장 뜨겁게 반응한 사람은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었다. 조 전 장관은 평소에도 SNS를 통해 많은 글을 올렸지만 윤 전 총장 장모가 구속된 날에는 무려 10개 이상 관련글을 올렸다. 그러나 조 전 장관의 글에서 마주한 것은 그의 또 다른 ‘내로남불’이었다.
가장 먼저 조 전 장관은 “윤석열 장모 징역 3년 실형, 법정 구속. 첫 번째 검찰 수사에서 동업자 3명은 기소되고 유죄 판결이 내려졌음에도 이 사람만 무혐의 처분이 내려졌는지 면밀히 조사, 감찰해야 한다”는 글을 올렸다. 2015년에 윤 전 총장의 장모가 경찰 수사에서 입건도 되지 않은 것에 대해서는 조사할 필요가 있다. 그러나 조 전 장관은 청와대 민정수석이던 2017년 당시 유재수 전 부산시 경제부시장의 비위 의혹을 확인하고도 특별감찰반의 감찰을 중단하게 한 혐의로 기소돼 재판을 받고 있다. (이후 검찰 수사를 받은 유재수는 지난해 5월 1심에서 뇌물죄 등으로 유죄 판결을 선고받았다.) 비위를 덮은 혐의로 재판받는 당사자인 조 전 장관이 누굴 감찰해야 한다고 말하기 전에 먼저 자성해야 하는 것이 상식 아닌가.
조 전 장관은 “10원이 아니다. 22억9000만원이다” “다른 요양급여 부정수급 사건에서는 편취금이 대부분 환수됐지만 이 사건에서는 그러지 않았다. 국민건강보험공단 재정을 악화시켜 국민 전체에 피해를 줫다”면서 두 번째 글을 올렸다. 1심 판결에 따르면 윤 전 총장 장모는 비난 가능성도 크고 죄질도 불량하다. 윤 전 총장은 장모 구속에 대해 “법 적용에는 누구나 예외가 없다”고 입장을 밝혔다. 법원 판단을 존중한다는 의미로 읽힌다. 그러나 조 전 장관은 지금까지 본인은 물론 배우자와 관련한 법원 판단에 대해 진지하게 수긍한 적이 거의 없다. 최근에는 본인의 무고함을 항변하는 책을 출간하는 등 국론분열을 심화시키고 있다. 조 전 장관은 배우자인 정경심 교수 1심 판결에서 “피고인(정경심)은 본 건 수사와 재판 과정에서 동양대 최성해 총장, KIST 센터장, 동양대에 재직했던 직원들과 조교 등 입시 비리 혐의에 관해 진술한 사람들이 정치적 목적 또는 개인적 이익을 위하여 허위 진술을 했다는 등의 주장을 함으로써, 자세한 사정을 알지 못하는 사람들로 하여금 법정에서 증언한 사람을 비난하는 계기를 제공해 진실을 이야기한 사람들에게 정신적 고통을 가했다”고 지적한 부분을 되새길 필요가 있지 않을까 싶다.
그리고 조 전 장관은 라임자산운용 사건 관련 무마 의혹, 윤 전 총장 부인이 운영하는 코바나컨텐츠의 협찬금 관련 의혹, 도이치모터스 주가 조작 의혹, 윤우진 전 용산세무서장 뇌물수수 사건 무마 의혹 등을 언급하며 “나머지 4개 혐의에 대한 철저한 수사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조 전 장관이 지적한 부분은 현재 검찰이 수사 중이다. 그런데 조 전 정관은 본인이 검찰 수사를 받게 되면서 시종일관 ‘검수완박(검찰수사권 완전박탈)’을 강력하게 주장하지 않았나. 자신에 대한 수사를 할 때는 ‘검수완박’이고, 반대편에 대한 수사를 할 때는 ‘철저한 수사’를 주장하는 조 전 장관을 보면, 그가 주장하는 검찰개혁의 진의가 무엇인지 묻고 싶어진다.
조 전 장관은 “윤석열을 정의와 공정의 화신으로 찬양하고 그와 그 가족의 비리 혐의는 방어했던 수구 보수 언론 및 자칭 ‘진보’ 인사들은 이제 무엇이라고 할 것인가? 이제 그럴싸한 명분을 내걸고 서서히 발을 뺄 것”이라고도 했다. 지난 보수 정권 10년 동안 정의와 공정의 화신은 조 전 장관 자신이 아니었나. 현 정권을 지지하던 수많은 시민이 발을 뺀 이유를 정녕 조 전 장관은 모른다는 말인가.
김한규 전 서울지방변호사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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