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최상현 기자]경찰이 옥외 집회에 대해 소음 규제를 강화하면서 곳곳에서 집회 자유의 침해 논란이 일고 있는 가운데 우리나라보다 엄격한 소음 규제 기준을 적용하고 있는 독일에서 나온 판결 하나가 눈길을 끈다.

집회 소음 규제 강화로 지난달 22일부터 상가와 광장 주변에 소음규제 한도가 주간에 75데시벨(dB), 밤에 65dB를 넘으면 제재를 받게 된다.

경찰은 외국의 집회소음 기준은 우리나라보다 다소 높다며 규제가 강화되는 것은 아니라고 강조하고 있다. 실제로 독일과 미국의 워싱턴DC는 집회 소음 기준이 우리나라보다 엄격하다.

상업지구의 경우 주간 69dB, 야간 59dB으로 소음 제재 기준이 우리보다 엄격한 독일에서 나온 최근 판결은 그런 점에서 시사하는 바가 적지 않다.

독일 헌법재판소는 지난 6월 ‘집회 확성기 사용에 대한 재판 소원’ 판결에서 “집회의 자유가 제한 없이 보장되지는 않지만 국가기관들은 집회의 자유를 제한할 때는 기본권의 중대성을 염두에 둬야 한다”는 취지의 판결을 내렸다.

청구인 A씨는 2008년 5월 1일 독일 뮌헨에서 ‘5월 1일, 노동의 날’이라는 주제로 열린 독일 노동조합연합의 집회에 참여했다.

관할 집회관청은 확성기와 메가폰 사용을 집회의 주제와 관련된 발언과 질서유지를 위해서만 가능하다는 조건 하에 집회를 허용했다. 그러나 A씨는 집회행렬 중 두 곳에서 확성기를 사용해 “경찰들은 집회에서 나가라!” “민간경찰들은 지금 당장 집회에서 나가라!”고 외쳤다. 구(區)법원은 청구인이 부과명령을 지키지 않아 집회법을 위반했다고 보고 250유로의 과태료를 부과했다. 법률항고를 허가해 달라는 A씨의 청구는 고등법원에서 기각됐다.

독일헌법재판소는 ‘기본법 제8조 제1항’(‘모든 독일인은 신고나 허가 없이 평온하게 그리고 무기를 휴대하지 않고 집회를 할 권리를 가진다’)에 적시돼 있는 집회의 자유를 침해한다며 사건을 뮌헨법원으로 돌려보냈다.

재판부는 “과태료 부과의 대상이 된 확성기를 통한 발언은 내용상으로 기본법 제8조 제1항에 의해 보호받는 집회의 실행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며 “집회에 참여하는 자에게는 원칙적으로 집회에 그 지지자들만이 참여하고 경찰들은 행렬의 외부에서 행동할 것을 옹호할 권리가 있다”고 판시했다.

또 “시위는 공동의 신념을 체화해 가시화시키는 관념적이고 전형적인 표현”이라며 “확성기를 통한 발언을 과태료로 제재한 법원의 결정은 이 보호영역을 제한했고 이 제한은 법원의 규명을 통해 정당화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이어 “옥외 집회의 경우 법률로써 제한할 수 있지만 국가기관들은 제한에 있어서 늘 기본법 제8조 제1항의 중대성을 염두에 둬야 하며 처분에 있어서도 동일한 가치를 갖는 다른 법익의 보호에 필요한 경우에만 한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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