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육상 국가대표인 폴 첼리모 SNS
미국 육상 국가대표인 폴 첼리모 SNS

[헤럴드경제=조범자 기자] 2020 도쿄올림픽 선수촌의 열악한 시설에 해외 선수단의 비난이 들끓고 있다.

교도통신은 21일 러시아 펜싱 대표팀 감독이 도쿄올림픽 선수촌의 형편없는 상태를 지적하며 “선수들이 불쌍하다”고 개탄했다고 보도했다.

일가 마메도프 러시아 펜싱대표팀 감독은 매체를 통해 “선수촌 방이 너무 좁다. 21세기 일본 같지 않은 환경에 놀랐다. 중세시대 일본 같다”며 이같이 비판했다. 마메도프 감독은 1988 서울올림픽부터 선수와 지도자로 9번째 올림픽에 참가하는 베테랑 올림피언이다.

일본 언론에 따르면 선수단은 선수촌 방에 TV와 냉장고가 없고, 4∼5명이 머무는 객실에 화장실이 1개밖에 없다는 불만들을 쏟아냈다. 코로나19로 시내를 자유롭게 다닐 수도 없고 역대 최악의 폭염이 예상되는 환경에서 방에 TV와 냉장고가 없는 건 선수들에게 생지옥이나 다름없다.

무토 도시로 도쿄올림픽 조직위원회 사무총장은 기자회견에서 “처음 듣는 얘기”라며 당혹감을 드러내며 “선수촌은 관계자와 선수 모두에게 편안한 장소여야 한다. 의견을 듣고 개선하겠다”고 했다.

도쿄올림픽 선수촌은 앞서도 키 큰 선수들이 용변을 볼 수 없는 화장실, 골판지로 제작된 침대 등으로 SNS 등을 통해 조롱거리가 됐다.

러시아 배구 국가대표 아르템 볼비치(왼쪽)와 야로슬라프 포들레스니흐 SNS
러시아 배구 국가대표 아르템 볼비치(왼쪽)와 야로슬라프 포들레스니흐 SNS

미국 뉴욕포스트는 골판지 침대를 ‘안티-섹스(anti-sex·성관계 방지)’ 침대라고 명명했다. 골판지 침대의 붕괴 우려로 선수들의 성관계가 불가능할 것이라고 비꼰 것이다. 미국 육상 국가대표인 폴 첼리모는 자신의 트위터에 “누군가 내 침대에 소변을 본다면 박스가 젖어서 침대에서 떨어질 것”이라며 “내 침대가 무너지는 상황을 대비해 바닥에서 자는 연습을 해야겠다”고 하기도 했다.

도쿄올림픽 조직위원회는 환경을 고려해 재활용이 가능한 골판지 침대를 제작했다고 밝힌 바 있다. 폭 90㎝, 길이 210㎝ 규모의 이 골판지 침대는 약 200㎏의 하중을 견딜 수 있다고 조직위는 설명했지만, 컨디션 조절이 생명인 올림픽 출전 선수들은 강하게 불만을 제기하고 있다.

또 키 212cm의 러시아 배구 국가대표 아르템 볼비치는 자신의 SNS에 목이 꺾인 채 머리가 욕실 천장에 닿은 사진을 올리고 “전화해서 어떻게든 조치하게 해달라”면서 “(이 좁은 공간에) 심지어 침대도 있다”며 좁은 방을 비꼬기도 했다. 팀 동료인 야로슬라프 포들레스니흐(198cm) 역시 선수촌 욕실 천장에 머리가 닿는 모습을 담은 사진을 올렸다.


anju1015@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