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오전 10시 서울구치소서 출소
“사회 감정·수용 생활 등 종합적 고려”
4시간 반에 걸친 가석방심사위원회
이 부회장 포함 810명 가석방 의결
[헤럴드경제=박상현 기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재수감 207일만에 풀려나게 된 키워드는 ‘코로나19’와 ‘글로벌 경제 환경’ 두 단어로 요약된다.
박범계 법무부 장관은 9일 오후 정부 과천청사에서 브리핑을 열고 “이번 가석방에는 코로나19 장기화로 인한 국가적 경제 상황과 글로벌 경제 환경에 대한 고려 차원에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대상에 포함됐다”고 밝혔다. 박 장관은 “이 부회장에 대한 가석방은, 사회의 감정·수용 생활 태도 등 다양한 요인들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결정했다”고 덧붙였다. 이에 따라 이 부회장은 오는 13일 오전 10시 현재 복역 중인 서울구치소에서 출소한다.
가석방은 형법에 따라 가석방 기간을 지나면 형 집행을 종료한 것으로 본다. 집행을 일단 멈추는 조치로, 남은 형이 자동으로 면제되진 않는다. 이 부회장은 올해 1월 18일 ‘국정농단’ 사건 파기환송심에서 징역 2년 6개월의 실형을 선고받고 법정구속 됐다. 이 부회장은 재판 과정에서 형기의 상당 부분을 복역하며 지난달 기준 형기의 60%가량을 채웠다.
법무부는 지난 7월부터 가석방 예비심사 대상자 선정기준을 종전 형 집행률 55~95%에서 50~90%로 완화했다. 형기의 60%를 마친 이 부회장도 가석방 요건을 충족해 이번 심사 대상에 올랐다. 만일 가석방 중 금고 이상의 형이 확정되면 가석방은 효력을 잃는다. 이에 따라 현재 ‘삼성 경영권 부정 승계 의혹 사건’과 ‘프로포폴 불법 투약 혐의’로 각각 재판이 남은 이 부회장 역시 향후 재수감될 가능성도 있다. 다만 삼성 경영권 승계 의혹 사건은 재판이 오래 걸리고, 프로포폴 투약 혐의는 실형 가능성이 낮기 때문에 당분간 사법리스크는 던 셈이다.
그동안 실무적으로 형기 80%정도를 채워야 가석방됐지만, 이번에는 60% 수준으로 대폭 하향됐다. 이러한 논란을 의식한 듯 법무부 관계자는 “2020년 기준 추가적인 사건 진행 중에 가석방이 허가된 인원은 67명”이라며 “최근 3년간 형기의 70% 미만에 해당하는 가석방자는 244명으로, 앞으로도 재범 위험성이 낮은 수형자의 형 집행률을 낮춰 조기에 사회에 복귀할 수 있도록 가석방을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법무부는 이날 오후 2시께 정부과천청사에서 가석방심사위원회를 열고, 4시간 30분에 걸친 회의 끝에 이 부회장을 포함한 810명의 가석방 적격을 의결했다. 박 장관은 의결 직후 곧바로 결과를 재가했다. 박 장관은 “가석방심사위의 심의 결과를 존중해서 허가를 한 것”이라고 말했다. 통상적으로 가석방 심의 결과는 이튿날 장관에게 보고되지만, 이례적으로 심의위 회의 종료 직후 박 장관이 재가하고 외부에 공표했다.
이날 심사위엔 위원장인 강성국 법무부 차관과 구자현 검찰국장, 유병철 교정본부장, 윤웅장 범죄예방정책국장 등이 당연직 내부위원으로 참여했다. 외부위원으론 윤강열 서울고법 부장판사, 김용진 대한법률구조공단 변호사, 홍승희 원광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백용매 대구가톨릭대 심리학과 교수, 조윤오 동국대 경찰사법대학 교수 등이 위원으로 함께 했다. 위원으로 참석한 윤강열 부장판사는 심사위 시작 전 “헌법과 법률에 따라서, 그리고 가석방 심사위는 오랫동안 쌓아온 실무기준이 있다, 그 기준에 따라 심사하겠다”고 말했다.
pooh@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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