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들 “영화관도 오후 5시에는 3인까지 되는데”

“2명이 식당 가는 대신 방 잡고 하루 묵는 게 안전”

오후 6시 기점 모임 제한에 ‘풍선효과’

제주 거리두기 4단계 격상…해수욕장 운영 중단
[연합 제공]

[헤럴드경제=신주희 기자] 수도권에 적용 중인 사회적 거리두기 4단계로 인해 오후 6시부터 ‘3인 이상 사적모임 금지’ 조치가 내려지자, 3~4명이 오후 6시 전 모텔을 대실하는 ‘풍선효과’가 발생하고 있다. 이처럼 일부 시민이 식당·술집에서 모임을 할 수 없게 되면서 모텔, 호텔 등 숙박 시설을 찾는 모습이 나오자, 거리두기에 구멍이 생겼다는 지적이 나온다.

13일 헤럴드경제와 만난 경기 파주시 거주 직장인 김모(25)씨는 “지난 주말 오후 3시부터 지인 둘과 만나 스터디 카페 룸을 빌려 놀다가 아쉬운 마음에 오후 5시께 서울 중구에 위치한 모텔을 대실했다”고 털어놨다. 거리두기 4단계로 오후 6시부터 3인 이상 식당이나 카페를 이용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김씨는 “취업 준비 때문에 1년 동안 얼굴을 못 본 친구를 위한 자리였는데 고작 3시간만 만나서 헤어지기에는 아쉬웠다”며 “급하게 3만원대 모텔방을 대실해 배달 음식을 시켜 먹고 오후 8시에 헤어졌다”고 했다.

그러면서 “영화관에서도 오후 6시 전에는 3명이 입장이 가능한데 모텔 대실도 가능한 것 아니냐”며 ”그래도 혹시 문제가 될까 퇴실할 때에는 일행이 아닌 척하고 따로 떨어져서 나갔다”고 덧붙였다.

서울 강서구에 사는 회사원 A씨도 “이번 주 생일인 친구가 있어 다른 한 명과 축하해 주기로 했는데 대부분 직장인이라 점심에 만나기 어렵다”며 “휴가를 낸 친구 한 명이 호텔을 잡아두고 다른 친구는 퇴근하고 숙박해서 생일 파티를 하기로 했다”고 덧붙였다.

이어 “오후 6시 전까지는 감염이 안 되는 것도 아니고 시간을 기점으로 2인으로 모임이 제한되니 납득이 가지 않는다”며 “차라리 2명이 저녁에 식당을 가는 것보다 3명이 방을 잡아 하루 묵는 게 안전 할 것 같다”고 덧붙였다.

숙박업자들은 난감하다는 입장이다. 서울 종로구에서 모텔을 운영하는 B씨는 “3명 일행인 손님들이 오후 4~5시에 대실해 6시를 넘기는 경우가 종종 있다. 일일이 제지할 수 없어 난감하다”며 “누가 신고하면 문제가 생기니 ‘손님이 모든 것을 책임지겠다’고 구두로 확인받거나 신분증을 받아 놓고 있다”고 토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