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존카운티가 지난달 런칭한 호시그린.
골프존카운티가 지난달 런칭한 호시그린.
신세계푸드가 올해 내놓은 골프장 간식 안전빵.
신세계푸드가 올해 내놓은 골프장 간식 안전빵.

[헤럴드경제 스포츠팀=남화영 기자] 5천억원 대로 추산되는 국내 골프장 식음 시장에 단체급식을 하던 대기업 계열사가 뛰어들며 치열한 경쟁이 펼쳐지고 있다. 지난달 중순 국내 17개 골프코스를 운영하는 골프존카운티가 자사 골프장의 식음료(F&B) 브랜드 호시그린(好時Green)을 런칭했다. 골프존카운티 사천의 남한산성 효종갱, 선운의 장어탕처럼 지역 특산품을 살린 지역별 시그니처 메뉴에, 9홀 종료 후 이용할 수 있는 리프레시바도 마련했다.서상현 골프존카운티 대표는 “트렌디한 메뉴와 편리한 서비스에 지속 투자를 통해 골프존카운티만의 경쟁력을 확보하겠다”고 밝혔다. 호시그린은 8개 골프장(경남, 사천, 감포, 구미, 선산, 무주, 청통, 선운)에 도입했고 하반기에는 자사 골프장에의 도입을 추가하기로 했다. 골프존카운티 측은 “호시그린은 골프존카운티의 고객을 분석하고, 골프존카운티의 개성에 맞춰 개발된 골프존카운티만의 F&B 브랜드”라면서 “국내 F&B 시장 규모는 5천억으로 파악되며, 삼성웰스토리, 풀무원과 같이 큰 업체도 있고, 골프장만 전문으로 하는 업체도 있어 전국 골프장 마다 다양한 개성을 지니는 만큼, 고객 성향과 니즈에 맞게 식음 메뉴와 서비스 방식도 차별화 해야 한다”고 밝혔다.

골프존카운티가 자체 F&B 브랜드를 내기 전부터 대기업들이 올 들어 유독 골프장 식음 시장에 마케팅을 강화하고 있었다. 신세계푸드는 ‘안전빵’ 등 골프장 먹거리를 내고 LG계열의 아워홈은 ‘벙커전’ 등 골프장 그늘집 메뉴를 내면서 골프장 시장 마케팅을 모색했다. 한화호텔앤드리조트는 지난달초 F&B 사업 부문을 분사하고 신설법인 ‘더테이스터블’을 설립했다. 더테이스터블은 63빌딩의 파인다이닝 레스토랑과 도원스타일, 티원 등의 독자적인 중식 브랜드와 골프장과 컨벤션센터 등의 식음 위탁 사업을 하는데 이번에 기업 분할을 통해 전문성을 갖춘 F&B 사업을 진행하기로 했다. 한화는 전국에 걸친 골프장 네트워크를 갖춘 만큼 이를 바탕으로 국내 골프장으로 영업망을 확대할 수 있다. 대기업들의 골프장 식음 시장 진출에는 세 가지 이유가 있다. 첫째, 5조원으로 추산되던 단체급식 시장에 지각변동이 왔기 때문이다. 지난 2017년 이낙연 전 총리가 공정거래위원회에 단체급식 시장 구조 개선을 지시하면서 대기업이 독과점하던 시장에 균열이 생겼다.

웰스토리로 교체해서 식음 관련 좋은 평가를 받는 클럽디 속리산의 아침 정식.
웰스토리로 교체해서 식음 관련 좋은 평가를 받는 클럽디 속리산의 아침 정식.

공정위에 따르면 국내 단체급식 시장 규모는 2019년 기준 4조2799억원이었는데 삼성웰스토리(점유율 28.5%), 아워홈(17.9%), 현대그린푸드(14.7%), CJ프레시웨이(10.9%), 신세계푸드(7%) 등 대기업 계열사가 독과점했다. 이에 따라 공정위는 대기업과의 협의 끝에 지난 4월 ‘단체급식 일감 개방’을 선포했다. 중소기업들도 대기업 사내 식당에 입점하기 시작했다.따라서 대형 식자재 유통망을 가지고 운영하던 대기업들은 새로운 시장을 개척해야 할 절실한 상황에 봉착했다. 그리고 마침 골프장이 좋은 대안으로 부상한 것이다. 대기업의 브랜드 이미지를 손상하지 않고 유통, 물류, 홍보 조직을 활용하면 가능한 시장으로 보였다. 게다가 대기업들은 계열사 골프장들이 있어 이들을 바탕으로 시장을 넓히기도 좋다. 대기업들의 골프장 식음 시장 러시의 두 번째 요인은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서 나왔다. 기존의 대량 사내 식당 운영은 팬데믹으로 인한 근무 시간 조정 및 밀접, 밀집, 밀폐 제한으로 인해 운영에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었다. 재택 근무와 순환 근무가 늘면서 대규모 식당 자체의 존립에도 타격이 왔다. 골프장은 이런 제한에서 벗어날 수 있다. 지난해 골프장 이용객이 늘었을 뿐 아니라 팬데믹으로 인해 골프장에서 식사를 간단히 해결하기도 한다. ‘안전빵’이나 ‘벙커전’과 같은 그늘집 대용 간편 먹거리가 등장하는 것도 이들 메뉴가 골프장에서 낼 수 있는 틈새 먹거리로 맞춤하기 때문이다.

창원컨트리는 B&BK의 식음 브랜드 론푸드 차이나를 이용해 효과를 얻고 있다.
창원컨트리는 B&BK의 식음 브랜드 론푸드 차이나를 이용해 효과를 얻고 있다.

한국레저산업연구소는 지난해 국내 골프장 영업이익률이 31.8%라고 발표했다. 골프장 영업이익률은 2018년까지 10%대 수준에 머물렀으나 코로나19 특수로 2019년 20%대로 껑충 뛰었고 작년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게다가 퍼블릭(대중제) 골프장 영업이익률은 40.5%에 달한다. 골프장 이용객 수도 작년 4673만명으로 전년(4170만명)에 비해 503만명 늘었다. 골프장 이용객이 느는만큼 식음 매출도 자연적으로 증가할 수밖에 없다. 대기업들이 골프장 식음사업에 뛰어드는 마지막 이유는 골프장 운영 시장의 구조 변화 때문이다. 국내 골프장 시장도 외국처럼 자본력을 갖춘 기업들에 의한 위탁 운영으로 변해가고 있다. 이에 따라 이전까지 한 골프장에서 식음과 코스관리, 프로샵 운영, 영업 마케팅을 모두 운영하던 데서 역할과 분야가 나눠지고 전문화하고 있다. 골프장 위탁 운영 전문사인 클럽디(D)는 2019년 4월 충북 보은의 아리솔CC를 인수해 코스 정비를 거쳐 클럽D속리산으로 재개장했다. 부분적인 코스 보수를 거쳐서 자체 코스팀이 관리에 들어갔고, 자체적으로 운영되던 식음도 삼성 웰스토리 브랜드를 도입해 내장객들의 만족도를 높여 골프장 매출도 증가했다고 한다.

코스관리업체 BNBK는 자체 식음 브랜드 론푸드차이나를 통해 코스관리 외에 영업 골프장들을 넓혀나가고 있다. 충북 청주 이븐데일, 경남의 창원컨트리클럽 등에서 식음을 위탁 운영하고 있다. 골프장에서는 정규 인원을 감축할 수 있어 경영 효율화를 꾀할 수 있다. 전남 영암의 사우스링스영암은 54홀의 코스에 저렴한 퍼블릭 운영을 표방했다. 여기에 CJ프레시웨이가 들어가 서빙 로봇이 들어가는 등 골프장이 원하는 바를 맞췄다. 자체적으로 식음팀을 운영했다면 인건비 부담을 감당할 수 없었을지 모른다. 20여개의 골프장 체인인 골프존카운티가 자체 F&B 브랜드를 만들고 한화호텔이 식음 브랜드를 새로 런칭한 것도 것도 이같은 골프장 식음 시장 변화에 따른 예비 조치로 보인다. 대기업 식음업체들은 골프장에서 활로를 뚫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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