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 골프가 본격적으로 보급되기 시작한 시기는 1960년 대에 한양 컨트리클럽 등 회원제 골프장이 건설되면서부터이다. 골프는 권력과 재력을 가진 특수층의 스포츠였고 골프장의 경영 방식도 부자들의 눈높이에 맞춰졌다. 비싼 그린피, 식음료 비용, 카트피, 캐디피 등이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여진 이유도 골프를 귀족스포츠라고 여기는 부자들 때문이었다. 1988년 이후 정부가 골프장 규제를 풀면서 많은 회원제 골프장이 생겼고, 대중골프장에 세제 혜택을 주면서 골프 대중화 정책을 펴기 시작한 이후 이제는 골프가 대중스포츠로 발전하게 되었다. 그러나 골프장 경영 방법은 60년 전과 달라진 것이 없어서 부자를 대상으로 한 고가 정책이 그대로 유지되고 있는데 이것은 골퍼들이 골프장의 가격정책에 대해 저항하지 않고 이를 그대로 받아들이기 때문이다. 일단 골프장에 도착하면 골프코스와 서비스의 품질이 나빠도 항의를 하지 않음으로써 스스로 호갱이 되고 마는 것이다.골프장은 그린의 상태를 유지하기 위해서 정기적으로 에어레이션을 하고 모래를 뿌리는데 에어레이션을 한 구멍들이 커서 정상적인 숏게임이나 퍼팅을 하는 것이 불가능해 진다. 미국이나 유럽에서는 그린 상태가 이렇게 나쁜 날에는 그린피를 30-50% 할인해 주는 것이 보통이다. 그러나 한국의 골프장이 그린피를 자진해서 할인해 주는 경우는 없다. 왜냐하면 골퍼들이 그렇게 열악한 코스 상태를 당연한 것으로 여기고 할인 요구를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골퍼들은 라운드에 나가서야 그린 상태를 알게 되는데 라운드 후에라도 그린피 할인을 강력하게 요구해야 하고 골프장이 거절할 경우에는 저항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 최악의 경우에는 그린피 지불을 거부하고 골프장을 떠나는 골퍼가 나타나야 하고, 골프장이 그린피 회수에 대한 민사소송을 제기할 경우에 대비하여 이에 맞서서 싸울 준비가 되어있는 열혈골퍼 중에 변호사가 나서면 이상적이다. 소송에 대비해서 열악한 그린의 상태를 사진으로 남기는 증거확보는 기본이다. 결국 법정에서 그린피 할인의 당위성을 판단하겠지만 외국의 사례로 보더라도 골퍼가 승리할 가능성이 많다.안개가 짙어서 홀의 방향을 분간할 수 없는 날에 골프장이 준비한 불빛을 보고 샷을 해야 하는 코메디 같은 이야기도 골퍼들이 라운드 개시를 거부하지 않았기 때문에 생기는 것이다. 안개 속에서 라운드를 시작할지 말지 결정하는 것은 골퍼의 권리이다. 골퍼는 안개가 걷힐 때까지 클럽하우스에서 대기할 수 있고, 안개가 걷히면 예약된 티타임으로부터 계산하여 그 시간에 도착했을 홀로 이동해서 라운드를 시작할 수 있다. 그린피는 플레이한 홀별로 계산하면 되는 것이다. 요즈음처럼 코로나로 인해서 라운드 후 샤워가 불가능한 경우에도 그린피 할인을 요구하는 것은 기본이다. 양심이 있는 몇몇 골프장에서는 이미 할인을 해주고 있는데 전혀 모른 체 하는 골프장에서는 골퍼가 할인을 요구해야 한다.골프 인구가 급격히 증가하지만 새 골퍼들이 모두 부자는 아니다. 조금이라도 싼 그린피를 찾기 위해서 긴 시간의 운전을 마다하지 않는 MZ세대와 은퇴 세대들도 많다. 그들이 골프장에서 정한 비싼 가격들을 아무 불평 없이 받아들이는 것이 이상하지 않은가? 골프장의 영업이익 규모는 사상 최고치를 달성하는 호황이지만 그들의 욕심은 끝이 없으므로, 골퍼 스스로가 자기의 권리를 찾아서 저항하며 호갱에서 벗어나기를 바란다.*골프 대디였던 필자는 미국 유학을 거쳐 골프 역사가, 대한골프협회의 국제심판, 선수 후원자, 대학 교수 등을 경험했다. 골프 역사서를 2권 저술했고 “박노승의 골프 타임리프” 라는 칼럼을 73회 동안 인기리에 연재 한 바 있으며 현재 시즌2 칼럼을 연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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