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레반, 알카에다·IS 대원 재소자 석방

주변국에도 영향…파키스탄탈레반(TTP) 활동 재개

美 국방부 “아직 세력 확장 여부 확답 못 해”

아프가니스탄에서 권력을 잡은 이슬람 무장세력 탈레반은 17일(현지시각) 아프가니스탄 카불에서 첫 공식 기자회견을 열었다. 사진은 이날 공식 기자회견에 앞서 탈레반 관계자가 탈레반 깃발을 설치하고 있는 모습. [AFP]
아프가니스탄에서 권력을 잡은 이슬람 무장세력 탈레반은 17일(현지시각) 아프가니스탄 카불에서 첫 공식 기자회견을 열었다. 사진은 이날 공식 기자회견에 앞서 탈레반 관계자가 탈레반 깃발을 설치하고 있는 모습. [AFP]

[헤럴드경제=유혜정 기자] 이슬람 무장세력 탈레반의 아프가니스탄 장악으로 국제사회 내 극단 이슬람주의 부활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아프간 내 알카에다·이슬람국가(IS) 대원이 대거 석방되고, 주변국의 극단 이슬람주의 단체의 움직임이 포착되고 있기 때문이다.

탈레반은 아프간 점령 후 바그람 옛 미 공군 기지에 수용돼 있던 알카에다와 IS 소속 재소자를 석방했다. 탈레반은 이어 5000명 정도의 수감자가 있는 카불 인근 교도소를 찾아 극단 이슬람주의 대원을 추가로 풀어줬다.

전문가는 특히 탈레반과 알카에다 간 깊은 유대감에 우려를 표했다. 존 볼턴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트위터를 통해 “탈레반이 알카에다와 IS에 은신처를 마련해 줄 가능성이 매우 크다”며 “더불어 우리가 모르는 다른 테러 조직이나 극단 이슬람주의 단체에까지 도움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유엔 안보리가 6월 펴낸 보고서에 따르면 알카에다는 아프간 내 최소 15개 주에서 활발히 활동하고 있다. 주로 아프간의 동쪽, 남쪽 지역이다. 보고서는 “인도 국경 인근에서 활동하는 알카에다는 탈레반의 보호를 받고 있다”며 알카에다와 탈레반이 긴밀한 관계를 유지 중이라고 지적했다.

탈레반 ‘승리’에 알카에다는 축하 인사를 전하며 연대의 끈을 강조하기도 했다. 한 친알카에다 언론은 “아프간이 탈레반의 손에 넘어갔으며 이슬람은 승리했다”고 밝혔다. 애론 젤린 워싱턴 중동연구소 연구원은 “탈레반의 점령으로 이들의 이념이 ‘옳다’는 것을 재확인했다”며 “이슬람 교도의 예언이 성취된 것과 마찬가지”라고 설명했다.

탈레반과 적대관계인 IS가 탈레반과의 관계 회복에 나설 것인지도 주목된다. 현재 IS는 이라크와 시리아에서 자칭 ‘칼리프’가 패배한 이후 새로운 기지를 찾아 나서고 있기 때문이다. 이들이 탈레반의 도움을 받아 아프간 내에 기지를 마련할 확률이 높아진 것이다. 극단 이슬람주의 단체가 뭉쳐 세력을 확장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탈레반의 권력 쟁취를 지켜보던 주변국 이슬람 단체도 영향을 받고 있다. 탈레반을 지지하는 파키스탄의 이슬람 무장단체인 파키스탄탈레반(TTP)도 “축복된 승리”라며 축하 메시지를 전했다. 과거 파키스탄 내 여러 테러 공격을 가한 TTP는 최근 활동 재개에 나섰다고 영국 가디언은 전했다. 수하일 샤힌 탈레반 대변인은 “아프간 내 다른 조직의 테러 활동을 금하겠다”고 말했지만 전문가는 두 단체 역시 협력관계가 쉽게 끊어지지 않을 것이라 강조했다.

한편 이슬람주의 세력의 부상이 단기간 안에 이뤄지기 힘들 것이라는 의견도 있다. 미국 의회연구원(CRS)이 발간한 보고서에 따르면 IS와 탈레반은 영토와 이념 차이를 두고 분쟁을 했다. 탈레반의 아프간 점령이 오히려 아프간 내 IS 세력에게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존 커비 미 국방부 대변인은 “테러 조직이 생길 수 있다”며 가능성을 열어뒀다. 그러나 그는 “지금으로선 확고히 판단을 내릴 수 없다”며 앞으로의 상황을 주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yoohj@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