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언론중재법 강행 처리 수순
‘반민주 악법’ 우려·철회 목소리
더불어민주당이 징벌적 손해배상을 골자로 한 언론중재법의 강행처리 수순에 돌입한 가운데, 언론계는 물론 학계와 법조계까지 우려와 철회의 목소리가 거세지고 있다.
한국신문협회 등 언론계는 민주당이 이달 마지막 본회의인 25일, 개정안 강행 처리에 나설 것을 기성사실화하고, “모든 수단을 동원해 이를 저지”한다는 입장이다. 언론6단체는 최근 ‘언론중재법 개정안 철회’를 촉구하는 언론인 서명에 나섰으며, 조만간 서명지를 청와대와 국회에 전달할 예정이다.
앞서 한국언론학회도 ‘언론중재법 개정안에 대한 현안 토론회’를 열고, 언론의 자유가 크게 위축될 것을 우려하며, 언론중재법의 보류 및 철회를 촉구했다. 배정근 숙명여대 교수는 “언론의 자유를 규제할 경우 그것이 가져오는 위축 효과, 표현 자체를 못 하게 하는 검열을 가져올 수 있어서 모든 나라에서 규제를 꺼린다”며, 기본적으로 언론중재법은 대안적 분쟁 해결 제도로 법원에 가지 않고 언론중재위원회에서 중재하는데 형법에 준하는 규정을 넣는 게 타당한 건지 문제를 제기했다.
이 자리에서, 정은령 서울대(SNU) 팩트체크 센터장은 “개정안은 어떤 기준에 따라 임의로 고의성과 악의성을 정의한 건지 모르겠다. 허위조작 정보를 막겠다는 건지, 특정 보도를 막고자 하는 건지 의문까지 든다.”며, ‘가짜뉴스’에 대한 정확한 사회적 합의가 없는 상황에서 법을 강행하는 것은 옳지 않다는 입장을 보였다. 특히 가짜뉴스의 상당수가 유튜브·인터넷 커뮤니티에서 생성되는 상황에서, 이를 막아야 할 중대한 의무를 가진 언론을 규제하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다는 지적이다.
심석태 세명대 교수 역시 징벌적 손해배상이 취재과정을 크게 위축시킬 수 있음을 지적했다. 우리나라는 제대로 된 손해배상액 산정 체계가 없고 판사에 따라 편차가 달라질 뿐인데, 사법 소송에 대한 부담으로 취재 과정이 위축될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전국 변호사 3만여 명이 소속된 대한변협도 ‘언론중재법 개정안 처리를 즉시 보류하라’는 제목의 성명서를 발표, “공론화 과정과 충분한 논의 없이 여당이 일방적으로 통과시키려는 언론중재법 개정안의 몇몇 독소조항은 결과적으로 언론에 재갈을 물리고 국민의 눈과 귀를 멀게 해 종국에는 민주주의의 근본을 위협하는 ‘교각살우’가 되지 않을까 심히 우려된다”고 비판했다.
전문가들은 특히 ‘’정정보도 청구가 있는 기사 등에 대해 언론사에 고의·중과실이 있는 것으로 추정해 버리는 조항을 전형적인 독소조항으로 꼽는다.
민주당은 논란을 의식, 고위공직자와 선출직 공무원, 대기업 임원 등에는 징벌적 손해배상 청구 자격을 주지 않기로 수정했지만 그 가족들은 청구가 가능하며, 입증 책임도 언론사에 지우는 쪽으로 다시 돌려놓는 등 징벌적 손해배상제의 골격을 유지했다.
이윤미 기자
mee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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