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 숨지게 한 이들 법정서 혐의 일부 부인…“보복 목적 아냐”

변호인들 피고인들 지능검사, 심리조사 등도 재판부에 신청

올해 6월까지 폭행·상해 지속…음식물 섭취 제한시켜

서울 마포구 연남동의 한 오피스텔 모습. 김지헌 기자
서울 마포구 연남동의 한 오피스텔 모습. 김지헌 기자

[헤럴드경제=김지헌 기자] 서울 마포구의 한 오피스텔에서 동갑내기 남성을 감금해 숨지게 한 김모(21)·안모(21)씨 측이 법정에서 일부 혐의를 부인했다.

김씨·안씨의 변호인들은 19일 서울서부지법 형사합의12부(안동범 부장판사)가 진행한 공판준비기일에 출석해 "보복 목적이 없었고 살인의 고의가 없었다"며 제기된 혐의 중 보복 목적 살인죄와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특가법)상 보복감금죄를 인정하지 않았다.

변호인들은 김씨와 안씨의 지능검사, 심리조사 등도 재판부에 신청했다.

안씨 측은 “피고인이 자기 표현 능력, 판단 능력이 부족해보인다”며 “평범하게 자란 피고인이 갑자기 큰 범죄를 저지른 것에 대해 여러 정황을 조사해달라고 요청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안씨와 다른 피고인인 김씨, 피해자의 중고등학교 시절부터의 관계도 조사가 필요하다고 했다.

김씨와 안씨는 지난 3월 31일 피해자 A씨를 마포구의 한 오피스텔로 데려가 감금한 뒤 폭행과 가혹행위를 해 살해한 혐의로 지난달 구속기소됐다. 김씨는 A씨와 고교 동창이다.

검찰이 적용한 죄명은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공동강요·공동상해·공동공갈) 혐의와 영리약취(이익을 위해 사람을 납치하는 범죄), 특가법상 보복살인·보복감금 등이다.

이들은 A씨를 협박해 허위 채무 변제 계약서를 작성하게 하는 등 지난해 9∼11월 4차례에 걸쳐 겁박했고, 청소기와 휴대전화 등으로 피해자를 폭행했다.

이들은 피해자가 지난해 자신들을 상해죄로 고소하자 올해 3월 고향에 있던 피해자를 서울로 데려온 뒤 강압해 ‘고소 취하 계약서’를 작성케 하고 고소를 취하한다는 내용의 문자메시지를 경찰에 보내게 한 것으로 드러났다. 금품 578만원가량을 갈취하기도 했다.

검찰은 이들이 올해 4월부터 피해자가 사망한 6월까지 폭행·상해를 일삼으며 신체를 결박해 가두고 음식물도 제한하는 등 괴롭힘을 지속한 것으로 보고 있다.

김씨와 안씨는 건강 악화로 피해자가 쓰러지자 화장실에 가둔 채 알몸에 물 뿌리기 등을 계속해 결국 폐렴·영양실조로 숨지게 했다. 경찰은 지난 6월 13일 오전 6시께 오피스텔에서 숨져 있는 피해자를 발견하고 김씨와 안씨를 긴급체포했다.

검찰은 올해 3월 고향에 있던 A씨의 외출 시간을 알려줘 이들의 범행을 도운 혐의(영리약취방조)를 받는 다른 동창생 차모(21)씨는 불구속 기소했다. 차씨 측은 모든 혐의를 인정했다.

이들의 첫 공판은 다음 달 28일 열린다.


raw@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