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 대구경북=김성권 기자]'동경 128도 이동 조업 금지 조항'이 논란의 중심에 섰다.
이는 오징어 등 각종 어자원을 잡는 대형 트롤어선들이 동경 128도를 기준으로 동쪽 해역에서는 조업을 하지 못하도록 한 규정이다.
이 조항은 1965년 한·일 어업협정 당시 부속조치로 시행된 것으로, 1976년 수산청 훈령 제256호로 제정됐다.
그러나 대형 트롤 업계는 이 조항이 너무 오래 전 만들어진 것이어서 달라진 현실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는 주장을 펴고 있다. 국내 어자원의 지형 자체가 바뀌었음에도 수십 년 전의 조항을 그대로 적용한다는 것은 이치에 맞지 않다는 것이다.
하지만 트롤 어법은 국내에서 가장 어획 강도가 높은 축에 속한다. 이 때문에 대형 트롤어선이 동해안으로 진출하면 경북, 강원지역의 영세 어민에게 큰 타격을 안기는 등 또 다른 논란을 낳을 수 있다.
서남구기선저인망 수협의 한 관계자는 "대형트롤이 동경 128도를 넘어 동해안을 휘저으면 남획의 문제뿐 아니라 트롤어선의 그물이 통발 등 타 업종 어구를 훼손하는 일도 잦아질 것이다. 오징어 등 어가 하락도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이에 맞선 울릉도등 동해안 어업인들이 결사반대에 나서고 있다.
경북 울릉군은 19일 최근 해양수산부의 대형트롤선박 동경 128도 이동조업 합법화 움직임에 대해 반대입장을 분명히한다고 밝혔다.
군은 이날 경상북도와 경북동해안상생협의회(포항시, 경주시, 영덕군, 울진군, 울릉군)와 함께 대형트롤선의 동해 진출 반대에 대해 해양수산부장관에게 공동건의문을 제출키로 했다.
또한 김병수 울릉군수등 어업인 관계자들이 조만간 해양수산부와 국회를 항의 방문해 대형트롤선의 동경 128도 이동조업 합법화 추진에 대해 반대 입장을 피력하기로 했다.
군은 이날 건의문에서 “기후변화와 중국어선의 싹쓸이 조업 등의 악순환 속에서 연근해 어업의 공멸이 우려됨에도 불구, 해양수산부의 128도 이동조업 합법화 검토는 극심한 경영난에 처해진 동해안 어업인들의 근심을 더욱 깊게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기업경영을 하는 대형트롤선의 동해바다 진출은 '영세 농업인에게 논을 빼앗는 것'이며 '영세 자영업자에게 가게를 빼앗아 가는 것'과 같다"며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군은 “해양수산부에서 강조하는 TAC(총허용어획량)에 기반한 자원관리를 통한 오징어 자원의 유지·보호는 대형트롤선의 128도 이동 조업과 전혀 관련성이 없고 대형트롤선 27척을 위해 동해안 전 어민의 피해를 감수할 수도 없다”며 "이 사안에 대해 더 이상 거론되지 않도록 정부의 단호한 조치를 요청한다"고 역설했다.
앞서 해양수산부는 지난 12일 울릉군어업인복지회관에서 대형트롤어선의 동경 128도 이동 금지규정 완화에 대한 어업인 현장간담회를 가졌다.
여기서 울릉군 어업인들은 중국 쌍끌이 어선의 불법조업 중에 트롤어선의 동해구 진출을 결사 반대한다며 현행법을 그대로 지켜달라는 입장을 고수했다.
김병수 울릉군수는 “오징어는 울릉도·독도의 유일한 이용 가능한 수산자원"이라며 "해양수산부는 어업인들의 불안을 불식하고 오징어 자원을 살리는데 지혜를 모아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ksg@heraldcorp.com
(본 기사는 헤럴드경제로부터 제공받은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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