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내 대출잔여 총량 20조원 불과
고승범 취임 후 강공 행보 전망도
금융당국이 농협은행 등 은행권 가계대출에 대한 고강도 옥죄기에 나선 것엔 목표치(5~6% 증가율) 대비 연내 남은 대출증가 총량이 20조원 가량밖에 되지 않는 위기감이 배경이 되고 있단 분석이다. 지난 6·7월에만 25조원이 증가한 터라 특단의 조치 없인 사실상 달성이 묘연해지기 때문이다. 고승범 금융위원장 후보자가 내달 취임하면 본격적인 대출 제한 드라이브를 걸 것으로 보인다.
20일 금융당국 관계자는 최근 며칠새 이뤄진 저축은행 신용대출 제한, 농협은행 가계대출 제한 등 조치에 대해 “정부가 연초 제시한 가계대출 증가율 목표치를 달성하기 위한 것으로 새로운 조치는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정부는 코로나19로 인해 지난해 7.9%로 높아진 가계대출 증가율을 올해 5~6%, 내년에는 코로나 이전 수준인 4%로 점차 낮추겠다고 밝힌 바 있다.
금융위에 따르면, 7월말 기준 가계대출(전년 동기 대비) 증가율은 10%로 목표치의 두 배 가까이 된다. 4월 이후 계속해서 9% 이상을 유지하고 있다.
지난해 말 가계부채 잔액 1631조5000억원을 기준으로 5~6% 증가율 목표치를 달성하려면 연간 증가액이 81조6000억~97조9000억원이어야 한다. 올해 1~7월 늘어난 금융권 가계대출은 78조800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45조9000억원)보다 72%나 높다. 앞으로 남은 8~12월 다섯달 동안 2조8000억~19조1000억원 이내로 대출 증가액을 억제해야 목표 달성이 가능하다.
증가율을 4%로 맞춰야 하는 내년에는 고삐가 더 조여든다. 올해 증가율 6% 달성에 성공해 연말 잔액이 1729조4000억원이라 가정했을 때, 연간 증가액을 69조2000억원으로 맞춰야 달성할 수 있기 때문이다. 올해와 같은 속도(월평균 11조3000억원 증가)라면 금융사들이 반년만 대출 영업을 하고 문을 닫을 수 있다.
금융위는 현재 은성수 위원장이 사임을 표하고 후임으로 고승범 후보자가 내정돼 수장 교체 시점에 있기 때문에 당장은 새로운 조치를 내놓기보다 기존 대책을 철저히 준수하라는 데 그치고 있다. 그러나 고 후보자가 인사청문회를 마치고 이르면 내달 초 취임할 예정이어서 이후 고강도 대책이 줄이을 가능성이 높다. 고 후보자는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으로 재임하면서도 지난달 금통위 회의에서 유일하게 기준금리인상을 주장할 정도로 매파적 색깔이 강하다.
고 후보자는 17일 “가계부채 관리가 가장 중요한 책무”라며 “가계부채 안정을 위한 모든 조치를 강하고 빠르게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성훈 기자
paq@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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