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은 기사 내용과 직접적인 관련 없음. [123rf]
사진은 기사 내용과 직접적인 관련 없음. [123rf]

[헤럴드경제=나은정 기자] 경북 예천의 한 중학교 양궁부에서 선배가 후배에게 활을 쏴 다치게 한 사건과 관련해 가해 학생이 이전에도 학교 폭력을 일삼았으나 지도자와 양궁 협회 측이 이를 묵과했다는 주장이 나왔다.

피해 학생의 아버지 A씨는 23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가해 학생이) 심심하다고 그동안 애들을 하루도 빠짐없이 거의 매일 괴롭혔다. 때리고, 타카(금속 핀을 박는 목공용 공구)를 쏘고, 애(피해자)를 발목을 잡고 빙빙빙 돌려서 던졌다”고 주장했다.

A씨는 “(가해 학생이) 초등학교 때부터 같은 학년의 친구랑 돈도 (뺏고), 애들 괴롭히고 따돌리고 때렸다”며 “그게 지금 더 진화해서 이제는 활까지 온 것”이라고 했다.

특히 피해를 입은 아들 외에도 다수의 피해자가 더 있다고 했다. A씨는 “사건이 알려진 후 자신들도 증언하겠다고 전화 온 학생들이 6~7명 된다”며 “이 중엔 양궁을 하다가 그만두고 이사를 간 학생도 있다”고 했다.

A씨가 피해 학생들에게 받은 제보에 따르면 가해 학생은 뺨을 때리거나 발길질을 하고, 숙소 룸메이트를 향해 소변을 보거나 성행위를 강요하는 등 신체적·정신적 폭력을 가했다. A씨는 “얼마나 충격받았으면 그 친구(다른 피해자)가 지금까지도 정신과 치료를 받고 있겠느냐”며 “도대체 이런 친구(가해자)가 어떻게 양궁을 해야 되느냐”고 분통을 터뜨렸다.

A씨는 “가해 학생이 제 아들내미가 ‘개XX야’ 하고 그런 욕을 해서 활을 쐈다고 하는데, 설령 욕을 했다고 해도 어떻게 사람한테 활을 쏘느냐, 그런 얘기(욕설을 했다는 주장)는 나중에 또 안 한 걸로, 거짓말한 걸로 드러났다”고 억울함을 호소했다. 그러면서 화살 피해를 입은 아들의 상태에 대해 “상처는 시간이 지나면서 아물었지만 정신적인 고통으로 아직도 아이가 잠을 못 잔다”며 “잠을 자다가도 소리 지르면서 깨서 상담 치료를 알아보는 중”이라고 밝혔다.

A씨는 또 “어떤 매체에서 ‘(화살이) 비껴맞았다’ ‘맞고 떨어졌다’ ‘살짝 스쳤다’ 이런 얘기들을 하시고 또 연습용 화살이었다고 얘기하시는데, 연습용 화살이라는 건 없다”며 “아들이 느낌이 이상해서 옆을 쳐다 보는데 (선배가) 자기한테 활을 조준하고 있었다더라. 완전히 자기를 겨냥하고 있으니까 앞으로 뛰어 도망가면 맞을 것 같으니까 옆으로 피한 건데 가해 학생이 활을 이동 조준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이같은 피해 사실을 학교와 지역 양궁협회에 알렸지만 협회 측이 이를 덮으려 했다고도 했다. A씨는 “협회에서는 이런 일이 있고도 전화 한 통 한 적 없다. (경북 양궁협회) 회장이라는 사람은 ‘올림픽 금메달로 축제 분위기인데 분위기 흐려서야 되겠냐’며 그냥 묻고 넘어가자고 했다”고 분노했다. 한편 “(학폭 피해 학생들의) 부모님들이 앞서 코치진을 찾아가 재발방지 해달라고 얘기하니까 코치라는 사람은 ‘재발방지 못 한다’고 얘기했다”며 지도자의 부적절한 대응도 꼬집었다.

A씨는 아들의 미래를 위해 가해 학생 측과 합의를 진행했지만, 가해 학생이 ‘피해 학생 우리한테 졌다’, ‘우리 아버지가 뒤에서 손 다 써 놔서 고등학교 가면 나는 다시 양궁할 수 있다’, ‘중학교 때만 안 하면 된다’ 등의 말을 하고 다닌다는 소문을 접했다고 했다. 이후 합의를 하지 않으려고 했으나, 합의 과정을 위임받은 코치가 합의서에 도장을 찍어줬고 가해자 측이 이를 경찰에 제출했다고 설명했다.

A씨는 “이런 지도자들 밑에서 양궁을 배우고 있는 꿈나무들이 있다는 게 정말 안타깝다”며 학교 측과 양궁협회 측에 재발방지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betterj@heraldcorp.com